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로 인해 유럽이 비상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유럽이 코로나19의 중심지가 되었다고 지목한 바 있죠. 특히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프랑스 내에서 증가세가 뚜렷합니다.
특히 스페인은 유럽 내에서 이탈리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국가인데요. 확진자가 걷잡을 수없이 늘어나자 결국 지난 14일부터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향후 15일 동안 식량 구매, 출근, 진료 등의 목적이 아니라면 외출할 수 없도록 했죠.
외출 금지는 스페인 국민들뿐만이 아니라 스페인으로 놀러 온 여행객들에게도 해당되는 사안인데요. 이 때문에 웃지 못할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먼저 13일 영국에서 스페인의 관광 도시 베니도름으로 여행을 떠난 세 명의 여성들입니다. 이들은 세인트 패트릭 데이(3월 17일)를 맞아 지중해의 강렬한 태양을 즐기기 위해 스페인 남부로 오게 되었죠. 그러나 이들이 온 날 스페인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되었죠.
이들은 도착한 이후 바로 가서 목을 축이기로 했는데요. 이들이 바에서 신나게 놀고 있을 때 바가 12시에 닫을 예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12시가 넘어가자 스페인 경찰들이 길거리와 바를 돌아다니며 사람들이 호텔로 돌아가도록 했다고 하네요.
이들은 이후 계속해서 숙소의 방에만 머물고 있는데요. 발코니에 햇빛도 들어오지 않아 선탠도 하지 못한다고 아쉬워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관광객들이 이들처럼 스페인 정부의 지시를 잘 따른 것은 아니었습니다. 지난 14일 트위터에는 비협조적인 관광객들의 행태도 영상으로 올라왔습니다. 영상에서는 50여 명의 관광객들이 있었는데요. 이들은 숙소로 추정되는 건물 앞에서 현지 경찰과 대치하고 있습니다.
경찰들은 관광객들에게 건물 안으로 들어가라고 지시하지만 영국인들은 지시를 무시한 채 'We've all got the flu, na na na na (우리는 모두 바이러스에 걸렸다)'라고 노래를 부르며 경찰들을 조롱하고 있습니다. 이 영상 또한 베니도름에서 촬영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보기 힘든 이색 풍경도 나오고 있습니다. 경찰들은 호텔에서 잘 보이는 해변에 비치 의자를 이용해 글씨를 쓰기도 했는데요. 'STAY AT HOME (집에 있으세요)'라는 문구, 그리고 스페인어로 된 문구도 쓰며 사람들이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할 것을 당부하고 있습니다.
관광객들은 날벼락을 맞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비상 상황에서는 정부의 지시에 잘 협조하고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종식되길 바라야 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