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그림 좀 그립니다?'코로나 걸린 비운의 71세 영국 왕자, 알고 보니 미술 능력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확산이 전 세계적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영국의 상황도 그리 좋지만은 않습니다. 특히 영국 왕실의 찰스 왕세자가 지난달 25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영국 국민들의 우려를 낳은 바 있는데요. 다행히 건강 상태가 양호해 자가 격리에서 해제되었다고 하네요.

찰스 왕세자는 현재 영국의 여왕인 엘리자베스 2세의 아들인데요. 왕위 계승 서열 1위이지만 정정한 엘리자베스 여왕 때문에 70세가 넘은 지금까지 왕위에 오르지 못한 비운의 왕세자이기도 합니다. 또한 고 다이애나비와 결혼한 후 현재 부인인 카밀라와 남몰래 만나기도 했는데요. 고 다이애나비와 이혼한 후 다이애나비가 교통사고로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했고, 이후 결국 카밀라와 결혼하며 논란을 일으킨 인물이기도 하죠.

찰스 왕세자는 현재도 영국 왕실의 일원으로서 매우 활발한 대외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사실 그는 영국에서 가장 성공적인 화가 중의 한 명이라고 합니다. 엽서에, 우표에도 그의 그림이 실리고, 그림도 거의 30억 원어치 팔았다고 하죠. 오늘 RedFriday에서는 찰스 왕세자의 그림 세계를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찰스 왕세자가 처음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은 고등학교 시절이었습니다. 그는 궁에서 가정 교육을 받는 왕실의 관례를 깨고 최초로 학교에서 교육을 받은 영국 왕실 일원이었는데요. 사립 명문 학교 고든스타운 스쿨을 다닐 때 그림에 흥미를 느꼈죠. 고든스타운 스쿨의 캠퍼스는 약 24만 평의 부지였고, 해변에도 걸어 다닐 수 있었기에 자연히 자연 속에서 그림을 그리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그의 초기 작품에는 가족들이 살고 있는 집을 많이 그렸는데요. 그중에서도 할머니 퀸마더가 살고 있던 메이성을 그린 작품이 알려져 있습니다. 찰스 왕세자는 엄격한 아버지와 여왕이었던 어머니 때문에 부모의 사랑을 많이 받지 못하고 자라왔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그럼에도 할머니의 사랑을 듬뿍 받아왔기에 더욱 애정을 가지고 그린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메이성, 1986

그는 많은 작품을 스코틀랜드에서 그렸습니다. 특히 스코틀랜드의 헴스데일 지방의 한 연못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그는 이곳에서 낚시도 즐겼다고 하네요.

스코틀랜드 스트로마 섬의 버려진 오두막

또 즐겨 그렸던 곳이 있습니다. 바로 발모럴 성입니다. 발모럴 성 또한 스코틀랜드에 있는데요. 이 성은 어머니인 엘리자베스 2세의 별장이라고 하네요. 엘리자베스 여왕은 이곳에서 여름휴가를 보냈으며, 가장 좋아하는 별장이라고 알려져 있는데요. 찰스 왕세자 또한 이곳에서 머물며 성뿐만이 아니라 발모럴 지방의 풍경을 그렸죠.

발모럴 성

발모럴 지방

그는 영국의 저명한 화가에게 그림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얻기도 했습니다. 그는 존 내퍼, 존 워드, 휴 카쓴, 에드워드 시고, 데렉 힐 등의 화가에게 가르침을 받았다고 합니다.

물론 취미로 그린 그림이지만 전시회를 열 만큼 그림 실력도 대단한데요. 1977년 어머니인 빅토리아 여왕의 그림, 아버지인 필립공의 그림과 함께 찰스 왕세자의 그림도 최초로 전시되었으며, 이후 계속해서 전시를 이어오다 그의 70번째 생일을 맞아 대규모 전시회가 열렸죠. 윈저성에도 그의 작품이 몇 점 걸려있습니다.

그는 전 세계를 다니며 그림을 그리기도 했는데요. 1989년 홍콩에서 그린 그림이 유명하고, 1986년에서는 교토성의 정원에서 그림을 그리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죠. 

1989년 홍콩에서 그린 그림

교토에서 그림 그리는 찰스 왕세자

부탄에서 스케치하는 찰스 왕세자

스위스 또한 찰스 왕세자가 좋아하는 곳 중의 하나인데요. 이곳에서 아름다운 설산의 절경을 만끽하며 스키를 타고, 또 그림도 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좋아하는 곳은 스위스의 클로스터인데요. 클로스터의 스키 리조트에서는 1997년 찰스 왕세자가 그린 그림을 연간 회원권의 디자인으로 채택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1997년부터 2016년까지 그림의 복사본을 팔아 200만 파운드, 우리 돈으로 약 30억 원의 수익을 올리기도 한 '영국에서 가장 성공한 화가 중의 하나'인데요. 수익금의 대부분을 자선단체에 기부해 왕실의 일원으로서 모범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는 거의 50년 동안 그림을 그려왔지만 자신을 '열정적인 아마추어'라며 낮추고 있는데요. 앞으로도 그의 작품을 더 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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