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니 정신 못 차렸다는 소리 듣지!' 병원선 들어온다는 소식에 우르르 구경간 뉴요커들

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확산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의 코로나19 환자는 18만 명이, 사망자는 3,440명으로 집계되어, 환자수에 이어 사망자 수에서도 중국을 앞지르고 있는 추세이죠.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피해가 있는 곳은 뉴욕입니다. 뉴욕 주의 코로나19 확진자는 7만 5천여 명 수준으로 코로나19의 발원지인 후베이보다 상황이 심각해진 상태인데요. 행정명령으로 비필수 상업 시설 영업과 다수가 모이는 모임을 금지시키며 도시를 사실상 폐쇄시키기도 했습니다. 

뉴욕은 확진자가 급증하며 의료 인력 및 의료 물자 부족으로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물론 뉴욕 주내에서 약 8만 명에 달하는 전직 간호사와 의사들이 자원봉사에 나서고 있으며, 미국 전역에서 500명 이상의 구급 및 응급의료요원과 2천 명의 간호사, 250대의 구급차가 뉴욕 상황을 지원하기 위해 뉴욕에 도착했다고 하는데요. 이마저도 충분치는 않은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1천 개의 병상을 갖춘 병원선이 뉴욕의 항구에 도착했다는 소식입니다. 이 병원선은 미국 해군 소속의 컴포트호입니다. 컴포트호는 유조선을 개조한 것으로 축구장 4개 크기의 전장과 10층 높이 규모의 대형 병원선이라고 하는데요. 총 15개의 병동과 80개의 중환자 병상, 12개의 수술실 등을 갖추고 있습니다. 미국 내에서 4번째 크기의 병원에 버금가는 규모이죠. 의료진과 승조원 1,200명도 함께 버지니아주 노퍽 해군 기지를 출발한 지 이틀 만에 도착했죠.

뉴욕 사람들은 이 병원선을 반기는 것이 당연하겠죠. 그러나 사회적 거리 두기 규칙을 어기면서까지 이 병원선을 반기는 것. 과연 옳은 일일까요? 얼마 전 병원선이 뉴욕항에 들어오는 것을 보기 위해 뉴욕항에 사람들이 모여 있는 사진이 공개되며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배가 항구로 들어오는 것을 보기 위해 부두를 따라 구경꾼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들은 자신의 휴대전화로 컴포트호를 사진과 동영상으로 남기기 바쁜데요. 어떤 사람은 성조기를 흔들며 컴포트호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들이 사회적 거리 두기 수칙을 위반했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질병관리본부가 10명 이상의 모든 집회를 취소할 것을 권고했음에도 불구하고 한 사진에서만 20명 이상의 사람들이 서로 가까이서 컴포트호를 맞이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은 6피트, 약 1.8미터 이상 떨어져 있어야 한다는 지침도 따르지 않고 있네요.

이 사진은 한 언론인에 의해서 SNS에 업로드 되었는데요. 이에 네티즌이 분개한 것이죠. 이 사진은 결국 뉴욕 시장의 눈에까지 들어간 것 같습니다. 곧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뉴욕 경찰들에게 이들을 해산시키라는 명령을 내렸죠. 결국 뉴욕 시장은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을 위반하는 사람에게 최고 500 달러, 우리 돈으로 약 60만 원에 해당하는 금액을 벌금으로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직까지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는 사람들일까요?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는데요. 자기 자신 지키고 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조금 더 경각심을 가지고 사회적 거리 두기를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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