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물 다 빼먹고, 이제야 코로나 원흉?' 호스텔 옥상에서 파티 즐기는 젊은이 논란

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확산이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청정지역일 것만 같은 호주도 코로나로 고통받고 있는 나라 중의 하나이죠. 3월 9일까지만 해도 두 자리 숫자의 코로나 확진자로 통제 가능한 상황인 것처럼 보였지만 3월 10일부터는 하루에 몇 십 명씩, 그리고 3월 20일을 기준으로 하루에 몇 백 명씩 확진자가 늘어나며 현재 4월 2일을 기준으로 5,314명의 확진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결국 호주에서는 사회적 거리 두기 방안을 발표했는데요. 공공장소에서 만나는 인원을 2명으로 제한하고, 놀이터, 공원 등을 폐쇄하는 내용이었죠. 인구가 많은 뉴사우스웨일스주에서는 '합당한 사유' 없이 외출하는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처벌을 대폭 강화하기로 결정하며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 실천에 동참하도록 국민들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언론사를 통해 한 영상이 공유되었습니다. 바로 호스텔 옥상에서 10명 이상의 젊은이들이 술을 마시고 함께 붙어 앉아 파티를 즐기는 영상이었죠. 결국 경찰이 동원돼 이들을 해산했다고 알려졌는데요. 이에 호주 국민들은 분개했습니다. 생각 없는 젊은이들이라는 비판이 줄이었죠.

이에 한 영국인 배낭여행객이 이들을 변호하고 나섰습니다. 피터(Peter)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그는 배낭여행객들을 위한 페이스북 페이지에 이들을 향해 비난하는 사람들을 향한 메시지를 전한 것입니다. 

'방송에 나온 호스텔에서는 사회적 거리를 유지할 수 없다'라고 주장한 것이죠. 그러면서 '누구라도 호스텔에 묵어 봤다면 이 말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지금 아무도 밖에 나가지 못하고, 즐겁게 지내지 못하는 이 시국에 이들이 즐겁게 지내는 것이 문제 같아 보인다'라면서 '질투하는 것이 아니냐'라고 말하기도 했죠. 

그러면서 그는 현재 호주에 갇혀버린 워킹 홀리데이 신분의 배낭여행객들이 처한 상황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는데요. 많은 상점이 문을 닫았기에 이들은 일을 할 수 없고, 돈도 떨어져가는 상황이며, 비행기도 취소되었다는 것이죠. 그러면서 자신들이 하기 싫은 일을 외국인을 데려다 하고, 관광 업계에 많은 돈을 쓰게 만들어 놓고 지금 이 배낭여행객들을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또한 얼마 전 있었던 본다이 해변 폐쇄 사건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본다이 해변은 시드니의 대표적인 휴양지 중의 하나인데요. 3월 20일부터 더위를 식히려는 수많은 인파가 모이자 주 정부에서는 21일 오후 해변을 폐쇄했습니다. 이후 본다이 해변에서 열린 파티에 참석한 사람들이 확진 판정을 받기도 했죠. 그의 주장에 따르면 언론이 본다이 해변에 간 배낭여행객들을 코로나의 원흉이라고 과도하게 비난하고 있다는 것이죠.

한편 호주는 전 세계 젊은이들이 '워킹 홀리데이' 혹은 '갭 이어'를 보내기 위해 모여드는 곳인데요. 호주의 워킹 홀리데이 비자를 가지고 있으면 여행 비자가 허용하는 기간 보다 오래 호주에 머무를 수 있고, 호주에서 일을 할 수도 있기에 많은 젊은이들이 이곳으로 모여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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