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만 242만 명' 고위 공무원이 근무시간에 먹방 방송을 한 이유는?

"제가 오늘 라이브 방송을 처음 해 보는데요. 

조금 떨리네요."

4월 8일 오후 세 시 한 중년 남성이 중국판 틱톡인 더우인에서 생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젊은이들의 전유물이라고도 할 수 있는 틱톡에 나타난 이 남자. 과연 누구일까요? 바로 우한시의 고위 간부인 리창이었습니다. 그는 이후 우한의 명물 음식인 러깐몐을 소개했습니다. 그러면서 다른 틱톡 스트리머들처럼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도 살짝 풀어놓았습니다. 

* 러깐몐(열간면) : 중국 10대 면 요리 중의 하나로 국물 없이 고소한 깨 장에 뜨끈하게 비벼낸 국수. 우한에서 보통 아침식사로 많이 먹음.

러깐몐은 리창이 1979년 공부를 하기 위해 처음으로 우한에 왔을 때의 첫 인상을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는데요. 다른 우한 주민들처럼 자신도 이 러간몐이 그리웠다면서, 이제 우한의 봉쇄가 해제되고 식당이 문을 열었기에 밖에서 맛있는 아침 식사를 즐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리창은 러깐몐 업체, 제과 제빵 업체, 오리, 거위 가공식품 업체 등을 소개하고 직접 음식을 먹어보며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말재주 없는 중년 남성의 방송을 누가 볼까라는 생각도 들지만 결과는 대박이었습니다. 누적 시청자 수는 252만 명, 매출은 무려 1,793만 위안, 우리 돈으로 약 30억 9천만 원이었죠.

리창의 틱톡 먹방은 '시장들이 여러분께 후베이를 보여드립니다'라는 프로젝트의 일환인데요. 1번 타자 우한의 리창을 시작으로 후베이성 13개 도시의 시장이나 고위 공무원들이 이런 형식으로 그 도시의 특산물을 소개하고, 판매하며, 소비를 촉진시킬 예정입니다.

사실 이런 방식으로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우한시와 후베이성이 처음이 아닙니다. 위챗의 공식 블로그 계정에 따르면 3월 28일에도 농산물 판매 촉진 방송이 있었는데요. 30여 개의 현 책임자가 참여했으며 이 날은 5천만 위안, 우리 돈으로 약 86억 원어치의 농산물을 팔았다고 하네요.

인터넷 산업 평론가 장딩딩에 의하면 이 수치는 왕홍 리자치와 같은 프로 라이브 스트리머들의 실적과 비교될 수 없다고 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 고위 관료가 나오는 것은 판매를 떠나 도시가 안정화되었다는 신호를 주고, 시민들의 정서를 다독여주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즉, 물건 판매에 시민을 안심시키는 의도까지 더했다는 것이죠.

한편 SCMP에서는 2018년 말을 기준으로 5,700개 이상의 중국 정부와 공산당 기관들이 숏 비디오 플랫폼을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는데요. 앞으로도 틱톡 등의 SNS를 통한 고위 관료들의 메시지 전달은 많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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