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통화로 사진 찍는다고?' 패션 잡지가 코로나 시대에 화보 찍는 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있어왔던 인류의 위기가 역사를 많이 바꾼 것처럼 코로나19도 우리가 당연하게 해왔던 것에 변화를 주고 있습니다. 패션 잡지를 만드는 것도 그중의 하나이죠.

현재 세계 각국에서는 나라 안에서의 이동도 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있을 뿐만이 아니라 국경문도 걸어 잠그고 있는데요. 이에 보그 이탈리아의 패션 화보도 색다른 방식으로 찍고 있습니다. 실제로 만나지 않고 화보를 찍는 것이죠. 어떻게 이것이 가능하냐고요? 바로 '영상 통화'입니다.

현재 뉴욕에 살고 있는 모델 벨라 하디드(Bella Hadid)는 보그 이탈리아에 수록될 화보를 촬영하기 위해 포토그래퍼 브리아나 카포치, 스타일리스트 헤일리 울렌스와 함께 영상 통화 화보 촬영을 감행했습니다. 포토그래퍼와 스타일리스트는 원래 화보 촬영 때 하는 것처럼 먼저 포즈를 테스트했고, 이들은 모델 벨라 하디드에게 영상 통화를 걸었죠. 벨라 하디드는 스스로 메이크업과 헤어를 했으며, 친구 로렌 페레즈가 조명을 맡았는데요. SNS 인플루언서들이 많이 사용한다는 링조명을 미리 벨라 하디드에게 제공해놓은 상태였다고 합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고수는 장비 탓을 하지 않는다'라는 말을 정확히 보여준 화보 촬영이 되었습니다. 물론 화질은 조금 떨어지지만 프로 정신으로 멋진 결과물이 나왔다고 하네요.

'영상 통화 사진촬영'은 보그에서만 실시한 것은 아닙니다. 영국의 패션잡지 i-D에서는 'Safe + Sound'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요. 전 세계에 있는 19명의 모델들이 영상 통화를 통해 포즈를 취했고, 이들을 포토그래퍼 윌리 반데페르가 찍었습니다.

뉴욕타임스, GQ, 마리끌레르 등도 실제로 만나지 않고 화보를 촬영할 수 있는 나름대로의 방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마리끌레르의 에디터 아야 카나이는 '표지 모델의 남편에게 카메라를 보내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인스타그램에서는 이탈리아 포토그래퍼 알레시오 알비가 3월부터 노트북의 웹캠으로 사진을 찍는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얼마 전 그는 이런 방식으로 사진을 찍는 것에 대한 한계를 느꼈다고 합니다. 그리고 다시 '여행을 할 수 있는 시기'가 오면 이런 방식으로는 촬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네요. 왜냐하면 '인간적인 요소'가 너무나 중요하고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한편 실제로 만나지 않고 사진을 촬영하는 방식에 대한 논의는 환경 보호에도 환영할만한 일인데요. 실제로 이탈리아 보그의 편집장은 한 권의 잡지를 발행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자원이 낭비되는지 밝히기도 했습니다. 150명의 사람들, 20번의 비행, 12번의 열차 여행, 40여 대의 자동차가 대기하고 있어야 하며 60번 정도의 국제 운송, 모델과 스텝들을 위한 음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와 비닐, 플라스틱 등을 문제점으로 꼽은 바 있습니다.

코로나19가 우리의 일상생활뿐만이 아니라 패션계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 매우 흥미로운 일인데요. 패션 잡지의 실험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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