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거래?' 코로나 시대에 예술 작품 사고 파는 방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습니다. 바이러스의 확산 저지를 위해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1이 집 밖으로 나오지 않고 있는데요. 이에 많은 산업들이 매출 감소 등으로 휘청거리고 있습니다. 예술 업계도 그중의 하나입니다. 예술 작품 거래는 보통 고가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기에 직접 보고 거래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전염병이 대유행하며 거래량이 뚝 끊어진 것입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한 디자이너가 있었습니다. 세바스찬 에라주리즈(Sebastian Errazuriz)입니다. 에라주리즈는 대면하지 않고도 예술 작품을 사고 팔 수 있는 시스템이 없을까 고민하다 AR 즉 증강 현실에 주목했습니다. 그리고 증강 현실을 접목시켜 예술 작품을 사고 팔 수 있는 온라인 전시회 플랫폼을 열었습니다.

에라주리즈와 함께 이 작업을 한 사람은 아티스트 잰더 엑블라드(Zander Eckblad)였습니다. 이들은 'All Show'라는 이름의 플랫품을 만들었는데요. 이곳에는 작가들이 자유롭게 작품을 내놓을 수도 있고, 구매자들은 작품을 둘러보고 작가에게 직접 연락할 수도 있죠. 이곳의 특징인 '증강 현실로 보기' 기능은 꽤 단순합니다. 무료이고, 앱을 다운로드할 필요도 없으며 단순히 'See in AR' 버튼만 누르면 됩니다. 

이 버튼을 누르면 카메라가 작동하며 집 또는 작품을 설치할 공간의 바닥을 인식하는데요. 인식이 잘 안될 경우 카메라를 이리저리 돌리라는 표시가 나옵니다. 시키는 대로 카메라를 돌리면 바닥을 인식하고, 바닥에 설치하는 작품이든, 벽에 거는 작품이든 이 공간에 가상으로 설치됩니다. 이를 보고 크기, 분위기 등을 파악하면 되는 것이죠. 물론 작품을 살 사람만 이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반 관람객도 All Show를 이용해 작품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곳에 올라온 몇 가지 작품을 소개하겠습니다.

머저 조 두셋이 만든 작품 'Social Distancing Installation'입니다. 우리말로 하면 사회적 거리 두기 설치인데요. 코로나 시대 이후 사람들이 간격을 두고 생활하는 것을 표현한 작품입니다. 검은색 동상들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이 전염병 시대의 우울함을 표현하는 것 같습니다.

또 하나의 눈에 띄는 작품은 'Vandalized Balloon Dog'입니다. 이 풍선 개는 원래 제프 쿤스가 제작한 것인데요. 이 풍선 개 위에 그라피티로 낙서를 해놓은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All Show를 만든 디자이너 세바스찬이 제작한 것입니다.

한편 이 플랫폼을 만든 잰더 엑블라드는 증강 현실이 예술의 종류와, 예술을 감상하는 방식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린 영상을 통해 이런 디지털 플랫폼이 예술과 디자인 세계를 교란시킬 것이라 말하며, 음악 산업도 디지털화되며 재편된 것과 같이 미술 시장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또한 5G, 3D 스캐닝, 증강현실 안경 등이 등장함에 따라 새로운 예술 세계가 시작할 것이라 말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AR을 예술작품에 접목시키는 것은 이들이 처음이 아닙니다. 얼마 전 카우스(Kaws)는 자신이 만든 캐릭터 컴패니언을 증강 현실 작품으로 만들어 판매하기도 했습니다. 일주일에 7.99달러, 우리 돈으로 약 9천 원 정도였죠. 이는 사람들의 SNS 인증샷 욕구와 들어맞으며 대박을 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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