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금만 600만원?' 마스크 쓴다고 동양인 혐오하다가 반 강제로 마스크 쓴 사람들

이제는 거의 생활 필수품이 된 마스크. 우리나라에서 마스크 없이 외출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 같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의 초기에 마스크 대란을 한 번 겪었지만 지금은 수급도 원활하고, 원하면 언제든지 마스크를 살 수 있다는 인식 때문에 마스크를 못 구할까 걱정하는 사람도 적습니다. 

그러나 서구권에서는 마스크 착용 문화가 정착되지 않았기에 코로나19가 전파되기 시작할 때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동양인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니면 인종차별까지 받곤 했죠. WHO의 마스크에 대한 소극적 입장 또한 이런 분위기에 한몫했습니다. WHO에서는 의료진이나 환자가 아닌 일반인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해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주요 감염 통로는 침방울이며, 특히 무증상 감염자도 많아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해야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는 것이죠.

이제야 마스크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바뀌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현재 WHO에서는 '마스크 사용에 관한 증거를 계속 연구하고 있다'라며 마스크 무용론에서 마스크 착용 권고로 기류가 감지되었으며 CNN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권고한 한국, 중국, 홍콩, 대만 등은 지역사회 대규모 확산 예방에 성공했다며 연일 보도하고 있습니다. 특히 독일 최초로 마스크를 의무화한 튀링엔주 예나시에서는 최근 11일 동안 코로나19 확진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아 주목받기도 했는데요. 이제는 마스크를 의무화할 만큼 마스크를 코로나 '출구 전략'으로 꼽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먼저 독일입니다. 독일은 최근 16개 연방주 모두 마스크 착용을 대중교통이나 상점에서 의무화 했다는 소식입니다. 특히 바이에른 주에서는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을 경우 최대 150유로 약 20만 원 정도의 벌금을 물릴 예정인데요. 이 지역은 독일에서 코로나19의 피해가 가장 심각한 곳이죠. 다수의 사람들을 상대하는 상점의 직원들이 코와 입을 제대로 가리지 않으면 최대 5천 유로, 우리 돈으로 약 665만 원 가량의 벌금 폭탄을 맞을 수도 있다고 하니 마스크 의무화가 반강제적으로 정착될 것 같습니다.

현재 '미국의 우한'이라고 불리는 뉴욕에서도 마스크 또는 스카프 등으로 입과 코를 가리는 것을 의무화하고 있는데요. 이는 외출 시 6피트, 약 1.8미터 이상의 사회적 거리 두기가 불가능한 경우 반드시 해야 한다고 합니다. 또한 슈퍼마켓, 식당, 약국 등 필수 업종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근무할 때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는데요. 이를 어길 경우 최대 1천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20만 원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 정부 또한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는 사람에게 벌금 200세켈, 우리 돈으로 약 7만 원을 부과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벌금 규정은 오는 27일부터 시행되며 적용 대상은 7세 이상입니다. 사실 이스라엘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는 이전부터 시행되어왔지만 어기는 사람을 처벌하는 대신 경찰이 주의를 주는 데 그쳤는데요. 이제는 강력하게 벌금을 매기며 강제화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체코의 수도 프라하에서는 더욱 강력한 조치가 내려졌습니다.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2만 코루나, 우리 돈으로 약 1백만 원의 벌금을 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한편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유일하게 '건강한 사람은 마스크를 쓸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온 싱가포르는 '방역 모범국'에서 한 순간에 무너졌는데요. 이후 마스크를 의무화 했으며 마스크를 안 하다 걸리면 벌금 300싱가포르달러, 우리 돈으로 약 26만원을 내야 합니다. 만약 두 번째로 걸리면 1,000 싱가포르 달러, 우리 돈으로 약 86만원의 벌금을 내야 합니다.

세계의 이런 변화를 가장 반기는 것은 아마도 아시아계 교민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싶어도 주위의 시선이나 인종 차별 문제로 인해 쓸 수 없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일부 사람들은 아직도 마스크 착용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것 같아 보입니다. 미국에서는 마스크 착용 의무화에 대한 반발하며 시위에 나선 사람들도 있죠. 마스크 착용의 과학적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다며 당국을 비판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한시가 시급한 이때 마스크의 효과가 검증되기만을 기다릴 수는 없는 노릇이겠죠. 자신과 타인의 건강, 그리고 코로나19의 빠른 종식을 위해 마스크 착용을 생활화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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