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팀으로 정했다!' 코로나로 전 세계에서 응원한다는 한국프로야구

원래라면 지금쯤 야구장에는 사람들이 가득 차 있어야 할 시즌입니다. 보통 3월 말에 프로야구 정규 시즌을 개막하기 때문이죠. 날씨가 점점 따뜻해지며 야구팬들뿐만이 아니라 데이트를 하는 연인들, 가족 단위로 야구장에서 치킨과 맥주도 즐기고, 바비큐 파티도 즐겨야 할 시즌이지만 올해는 다른 분위기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5월 5일 프로야구가 개막할 예정이지만 이마저도 무관중으로 진행한다는 소식입니다.

한국 프로 야구 팬들 입장에서는 다소 아쉬운 소식일 수도 있겠지만 이마저도 부러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미국, 그리고 전 세계의 야구 팬들입니다. 사실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미국의 메이저리그(MLB)의 개막을 기다리고 있을 텐데요. 미국 내 코로나19의 확진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현재로서는 개막일을 가늠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에 전 세계 야구 팬들의 눈은 KBO로 향하고 있습니다. SNS상에서는 벌써 어떤 한국 프로 야구 팀을 응원할지 고르고 있는 상황이죠. 이런 움직임은 트위터리안 @Baseball****의 포스팅으로 더욱 탄력을 받았습니다. 이 트위터리안은 2014년에서 2018년까지 서울에 살았던 영국인인데요. 이 기간 동안 한국 프로 야구와 사랑에 빠졌다고 합니다. 그는 특히 2015년 NC다이노스에서 활약했던 외국인 타자 에릭 테임즈의 팬이라고 밝히기도 했죠. 또한 LG트윈스의 유니폼을 입고 LG트윈스의 타자 박용택과 비슷하게 수염을 깎은 모습을 담은 사진을 게재하며 팬심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그는 KBO 리그가 5월 5일 무관중으로 개막한다면서 응원팀을 고르는데 도움이 될 몇 가지 정보를 주겠다며 글을 올렸습니다. 그는 10개 구단의 이름, 연고지, 우승 횟수 등을 소개했습니다. 그리고 10개 구단의 유니폼도 소개했죠. KBO에서 뛰고 있는 외국인 선수의 명단과 연봉도 소개했습니다. 또한 KBO 경기의 특징도 소개했습니다. 그가 소개한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1982년에 시작되었으며, 5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고, 12이닝까지 무승부이면 무승부로 끝난다는 것, 지명타자 제도를 운영하는것, 치어리더와 응원단장이 있다는 것, 그리고 변화구 승부와 번트, 배트 플립도 허용한다는 것이었죠. 그러면서 롯데 자이언츠의 최준석 선수가 홈런을 친 후 배트 플립을 하는 장면을 함께 포스팅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이런 것들은 한국 프로야구의 고유한 특징이라 할 수 있기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에 충분했습니다. 먼저 미국 프로야구는 무승부라는 것이 없이 '끝장 승부'를 봅니다. 즉 무승부 경기는 없는 것이죠. 또한 미국에서는 타격 이후 배트를 던져버리는 배트 플립이 상대 투수를 자극한다는 이유로 금기시되고 있지만 KBO에서는 종종 이뤄지고 있습니다. 치어리더, 응원단장 문화도 MLB에는 없는 것이죠.

트위터리안뿐만이 아니었습니다. 3일 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디애슬레틱에서는 24일 KBO 리그에 관해 200자 원고지 기준 약 60장 분량의 기사를 쓰기도 했습니다. 이 기사에서는 더욱 상세히 KBO에 대해 설명했는데요. 기본적인 정보는 물론 한국의 치어리더 문화, 특히 '대표적인 치어리더는 롯데 자이언츠의 박기량'이라고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한국의 스타플레이어들도 소개했는데요. SK와이번스의 최정, 하재훈, 그리고 메이저리그를 경험한 황재균(KT wiz), 김현수(LG 트윈스) 등을 소개했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고 있는 나성범(NC 다이노스), 김하성(키움 히어로즈) 등을 소개하기도 했죠. 

KBO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며 현재 많은 해외 야구팬들은 자신이 응원할 KBO팀을 고르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은 어떤 기준으로 팀을 고를까요? 그야말로 제멋대로입니다. 기아차를 몰기에 기아 타이거즈를 응원하겠다는 팬, 2016년 KBO 골든글러브 1루수상을 수상하고, 현재는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뛰고 있는 에릭 테임즈가 뛰었던 팀이라는 이유로 NC 다이노스를 응원하겠다는 팬, 류현진이 뛰었던 한화를 응원하겠다는 팬들도 있었습니다. 더욱 재밌는 이유들도 많았는데요. 삼성TV를 좋아하기에 삼성 라이온즈를 응원하겠다, 치어리더 박기량이 있는 롯데 자이언츠를 응원하겠다고 밝힌 팬들도 있었습니다.

한 매체에서는 미국 대학 풋볼과 KBO 팀의 공통점을 소개하기도 했는데요. 항상 좋은 성적을 거두는 두산 베어스를 SEC(사우스이스턴 컨퍼런스)에 비교하는가 하면 짧은 역사이지만 포스트시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NC 다이노스를 Pac-12 컨퍼런스와 비교하기도 했죠.

미국에서 KBO 리그를 보는 방법에 대한 문의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매체와 네티즌들은 네이버미디어플레이 앱을 깔거나 아프리카TV를 이용해 볼 수 있다면서 상새한 가이드라인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KBO는 지난 3월 한국프로야구의 국외 판권 공개 입찰을 실시했는데요. 단독 입찰한 국내 미디어 기업 에이클라가 권리를 확보했습니다. 이에 미국의 스포츠채널인 ESPN에서는 에이클라 측에 KBO의 경기 영상을 무료로 제공할 것을 요구했는데요. 물론 KBO에서는 에이클라와 ESPN 사이에 발생하는 협상에 개입할 수 없지만 이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낸 바가 있습니다. ESPN의 무료 중계권 요구는 미국 안에서도 비판을 받고 있는데요. 미국 NBC 방송에서는 이를 매우 '실망스러운 일'이라면서 '양측이 공정하게 협상해야 한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한국 프로 야구가 개막하기 전 대만에서도 프로 야구가 개막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 야구가 한 수 위라는 평가를 받기에 이런 관심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