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는 기내 중간 좌석 비워야 하는 것 아닌가요?

코로나 사태가 장기전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이에 항공업계도 큰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뉴스에서는 연일 항공사의 어려운 사정을 보도하고 있고, 정부에서도 긴급자금을 수혈하는 등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을 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요즘 국내선을 타면 항공사의 이런 위기는 볼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거의 좌석이 꽉 찬 상태로 운행을 하기 때문입니다. 요즘 같은 시대에 비행기가 만석이 되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감편입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승객수가 줄어들자 항공사 측에서는 비행 편수를 줄인 것이죠. 그리고 최대한 승객들을 한 비행기에 몰아넣어 운행을 하고 비용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며 사람들의 국내 여행 욕구가 상승했다는 점입니다. 특히 4월 말 5월 초 황금연휴가 시작되며 제주 여행이 특수를 맞았다는 소식인데요. 덩달아 비행기의 예약률도 올라간 것입니다. 한 항공 관계자는 이 정도의 예약률은 코로나 이전과 비슷하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만 이런 상황인 것은 아닙니다. 외국도 비슷한 사정인데요. 세계에서 가장 확진자가 많은 미국도 예외는 아니죠. 얼마 전 아메리칸 항공을 탑승한 한 승객의 SNS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바로 '만석인 비행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거의 꽉 차 있는 비행기를 짧은 동영상으로 찍어 올리며 '항공사가 사회적 거리 두기 가이드라인을 지키리라 생각한 제가 바보였네요. 현재 승객들이 거의 가득 찬 아메리칸 항공을 타고 있고, 살면서 가장 안전하지 않다고 느껴져요'라는 글을 함께 올렸습니다. 이 비행기는 지난 주말 뉴욕의 케네디 공항에서 노스캐롤라이나의 샬럿으로 가는 항공편이었습니다. 항공사를 탓하는 이 네티즌의 게시물은 금세 화제가 되었습니다. 동영상은 358만 조회 수를 찍었고, 800회 이상 공유되었으며 좋아요는 2800회가 되었죠. 

모든 사람이 이 네티즌의 생각에 동의하지는 않았습니다. 항공사는 잘못이 없다는 것이었죠. 승객들의 예약을 막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기 위해 비행 편수를 늘리는 것도 비용 문제를 생각했을 때 비현실적인 방법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항공사를 비난한 이 네티즌도 꽉 차 있는 승객들 중 한 명이라며, 항공사를 비난할 자격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항공사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미국 정부에서 항공사들에게 29억 달러, 약 30조 원 규모의 지원을 하기로 한 사실을 언급하며, 정부 지원을 받았으면 당연히 정부의 지침을 따라야 하며 사회적 거리 두기를 철저히 지켜야 한다는 의견이었죠. 또 다른 의견을 낸 네티즌들도 있었는데요. 제발 집에 좀 있어 달라는 호소였습니다.

한편 유럽연합에서는 코로나19의 확산 저지를 위해 항공기 내 사회적 거리 두기 대책을 발표할 예정인데요. 가운데 좌석 비우기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즉 한 줄에 좌석이 6개 있으면 최소 두 석은 판매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죠.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항공사에서는 손실이 너무 커서 난감하다는 입장입니다. 

국내 항공사 중에서는 기내 좌석이 여유로우면 탑승객 배치를 최대한 띄어서 하고 있지만 이는 필수가 아니기에 예약율이 높을 때는 붙여서 앉을 수 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