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원 콘셉트' 보그 표지 화보가 욕먹고 있는 이유는?

올해 초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덮쳤습니다. 그리고 이 바이러스는 세계 곳곳에, 사회의 전반에 영향을 끼쳤죠. '코로나 블루'라는 말도 등장했습니다. 코로나19와 우울감(blue)이 합쳐진 신조어로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일상에 큰 변화가 닥치면서 생긴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뜻하는 단어인데요.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 블루를 경험하며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본격적으로 다루고자 하는 한 잡지사가 있었습니다. 바로 세계적인 패션 잡지 보그(Vogue)의 포르투갈판이었습니다. 보그 포르투갈의 7월 호는 코로나19 시대의 정신 건강 문제를 다루기 위해 정신 의학 전문의, 사회학자, 심리 상담사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의 인터뷰가 실렸죠. 그리고 잡지의 표지도 관련 이미지로 실었죠.

보그 포르투갈 7월 호의 표지에는 한 나체의 여성이 욕조에 앉아 있는데요. 양옆으로는 옛날 간호사의 복장을 한 여성 두 명이 서 있고 그중 한 명은 이 나체의 여성에게 물을 붓고 있습니다. 바로 옛날 정신병원을 묘사한 이미지인 것입니다. 그리고 이 화보는 엄청난 논란에 직면했습니다. 과연 이 화보는 왜 뜨거운 감자가 되었을까요?

먼저 이 이미지는 갖가지 선입견을 담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여성을 신체적, 정신적으로 무력한 존재로 표현했다는 것이죠. 또한 정신병원이 가지고 있는 구시대적이고 설정한 듯한 이미지를 차용했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고문에 가까운 실험을 하던 과거 정신병원 모습을 연출한 것이죠. 

한 네티즌은 자신이 정신병원에서 10대를 보냈다고 하는데요. 이 네티즌에 따르면 정신 병원 내 직원들은 평번한 옷을 입었고, 부대에는 활동실, 음악실, 그리고 큰 정원이 있었다고 합니다. 또한 병원에서는 공동체적이고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하는데요. 이런 이미지가 정신병원에 대한 좋지 않은 이미지를 퍼트릴까 봐 무섭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또한 이 화보는 실제로 정신 질환을 앓고 있었던 사람들에게 힘든 시기를 떠올리게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정신 건강에 대한 토론을 하자면서 정신 질환을 '미화'하는 이미지라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환자와 간호사에 대한 묘사 자체가 정신 건강에 대한 지식 없이 이뤄진 것이죠.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보그 포르투갈 측에서는 '토론을 시작하자는 의도였다'면서 공식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이 표지의 문제점을 지적했지만 결국 이 잡지는 7월 10일부터 판매될 예정이라고 하네요.

사실 백 마디 말보다 하나의 이미지가 더 중요한 시대인데요. 특히나 민감한 주제를 다룰 때는 항상 유의하고, 전문가의 의견을 경청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