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암살 100주년 기념품' 피를 넣은 시계 만든 비운의 왕자 아티스트

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왕실인 '영국 왕실.' 그러나 미스터리로 남은 왕실도 있습니다. 바로 러시아의 왕실 로마노프 왕조입니다. 로마노프 왕조는 1613년부터 1917년까지 305년간 17대를 이어 러시아 제국을 통치했는데요. 1918년 러시아 혁명 도중 많은 왕족들이 살해당하며 사실상 씨가 말라버린 왕조이죠. 

그러나 이 와중에서도 살아남은 로마노프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러시아를 떠나 각자 자신의 살 길을 찾아가고 있는데요. 오늘 RedFriday에서 소개할 아티스트도 이 로마노프 가문 중의 한 명입니다. 바로 로스티슬라프 로마노프(Rostislav Romanov)입니다. 

1985년에 5월에 태어나 현재 만 35세의 나이로 런던에 살고 있는 로스티슬라프는 현재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는데요. 전혀 왕족답지 않은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는 인물입니다. 그는 그의 SNS를 통해 '세상과 그 너머의 아름다움과 기묘함을 담아내기 위해 노력하는 예술가'라며 자신을 소개하고 있네요.

사실 많은 로마노프 후손들은 언론을 피하고 매우 조용히 살아가고 있는데요. 그는 자신의 뿌리를 기억하고 이를 예술로 승화시키며 주목을 받았던 인물입니다. 그는 2017년 특별한 시계를 제작하기도 했는데요. 이 시계는 사람들의 비난과 관심을 동시에 받으며 '뜨거운 감자'가 되기도 했죠.

2017년은 자신의 조상들이 처형된 지 100주년이 된 해였는데요. 이때 러시아의 시계 브랜드 라케타(Raketa)와 손잡고 시계를 제작했죠. 이때 시계의 다이얼 안에는 자신의 피를 한 방울 넣어 혁명 때 흘린 피를 상징하기도 했는데요. 이 부분이 문제가 된 것이었습니다. 

물론 자신의 뿌리인 로마노프 왕가의 비극적인 순간을 기념하고자 하는 의도도 있었겠지만 많은 사람들은 서민들을 착취하고 억압했던 로마노프 왕조를 미화하고, 희생양인 것처럼 묘사한다는 것에 불쾌감을 느낀 것이죠.

로스티슬라프도 이런 논란에 대해 잘 알고 있었는지요. 그는 '예술가는 반드시 실험하고,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라고 밝히며 그가 '예술가로서, 그리고 왕자로서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하고 있다고도 밝혔습니다. 그리고 자신은 자신의 역사에 대해 매우 애착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의 직함을 회피하지 않는다고 밝히며 자신의 뿌리와 관련된 작업을 이어 나갈 것임을 밝혔습니다.

한편 로스티슬라프는 13세였던 1999년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하는데요. 이를 계기로 예술에 빠져들었다고 합니다. 그는 자신의 슬픔을 예술적으로 승화시켰다고 하네요. 그리고 이 예술은 궁극적으로 로스티슬라프를 러시아로 이끌었습니다. 그는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러시아에 살았는데요. 이 기간 동안 러시아의 민속 예술, 색채, 음악, 문학에 매료되었으며 이에 영감을 받아 작품을 제작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실 로마노프 왕가의 후손 중 러시아에서 거주한 것은 로스티슬라프가 최초였는데요. 예술과 뿌리에 대한 그의 열정이 그를 러시아로 부른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왕자로 태어난 것을 자신의 선택이 아니었지만, 예술가가 되는 것은 자신의 선택이었다'라는 로스티슬라프. 지금도 활발하게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그가 내놓을 작품들도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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