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패션 무시해?' 중국 커플 대상으로 가방 만든 명품 브랜드 논란 되는 이유

중국에서는 특정한 날을 기념하는 마케팅이 자주 열립니다. 가장 유명한 11월 11일 광군제 할인 행사부터, 봄 상품 할인 행사를 하는 단오절, 그리고 가전제품 등 주부들이 사용하는 물건을 많이 할인하는 어머니의 날 등이 있죠.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날인 '칠월 칠석'도 그 중의 하나인데요. 중국의 밸런타인데이라고 불리며 연인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이벤트가 넘쳐나는 날이기도 합니다.

올해 칠월칠석은 8월 25일인데요. 얼마 전 프랑스 명품 브랜드 발렌시아가(Balenciaga)에서는 칠월 칠석 중국의 연인들을 위해 특별한 컬렉션을 출시해 화제가 되는 동시에 논란도 되고 있습니다. 과연 어떤 컬렉션을 공개했을까요? 그리고 이 컬렉션은 왜 논란이 된 것일까요?

이 컬렉션은 발렌시아가에서 가장 유명한 가방 중의 하나인 아워글래스(hourglass)를 변형시켜 만든 것입니다. 아워글래스는 마치 모래시계처럼 밑부분이 쏙 들어간 디자인이 특징인 가방인데요. 2019년 겨울 컬렉션에서 소개되자마자 전 세계에서 매진이 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블랙핑크의 리사가 이니셜 커스터마이징 백을 착용해 화제가 되기도 했죠. 

발렌시아가에서는 칠월칠석을 맞아 가방의 전면부에 중국어로 갖가지 문구를 새겼습니다. '널 사랑해' '그는 날 사랑해' '넌 날 사랑해' '난 날 사랑해' 등이 있었죠. 발렌시아가에서 아워글래스 백에 문구를 넣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는데요. 이니셜이나 생일 등을 적어주는 커스터마이즈드 그래피티 행사가 진행되기도 했을 만큼 큰 사랑을 받았던 디자인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화보였습니다. 화보는 요즘 패션계의 화두인 '레트로'를 표방하고 있었는데요. 촌스럽기만 하고, 전혀 새로움이나 트렌디함은 찾아볼 수 없었죠. 그리고 많은 중국의 네티즌들은 이 광고에 대해 혹평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한 네티즌은 웨이보를 통해 '이 광고 캠페인은 완전 못생겼다'면서 '1900년대 중국 시골의 한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사진 같다'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네티즌들은 발렌시아가 측에서 중국인들을 모욕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중국의 패션이 뒤떨어진다는 것을 에둘러 비판한 것이 아니냐는 네티즌들도 있었습니다.

현재 이와 관련된 해시태그(#巴黎世家七夕广告 土#)는 2억 3천만 뷰를 기록하고 있으며 2만 4천 개의 게시물이 만들어졌는데요. 13,000여 명이 참여한 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57%가 이 광고가 너무 촌스럽게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한정판으로 출시되는 이 가방은 13,900 위안, 우리 돈으로 약 237만 원 정도이며 아직 판매량에 대한 공식적인 통계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한편 발렌시아가가 최근 네티즌들의 도마 위에 오른 것은 이번뿐만이 아닙니다. 얼마 전 발렌시아가에서는 베트남 출신의 예술대학교 졸업생의 포트폴리오를 인턴을 시켜준다는 명목으로 받은 후 디자인만 표절하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