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에서 <뮬란>으로 폭망한 뒤 직접 <뮬란> 영화 만들겠다는 중국

지난 9월 디즈니에서 만든 실사판 영화 <뮬란>이 여러 논란 끝에 개봉했습니다. 이 영화는 사실 중국 시장을 겨냥해 만든 것이었습니다. 중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영화 시장인데요. 이에 중국의 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를, 중국계 배우들과 함께 찍었으며, 검열이 심한 중국 정부의 까다로운 조건에 충족시키기 위해 디즈니 측에서는 중국 공산당과도 긴밀히 협조해 영화를 촬영하고 편집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디즈니의 바람대로 실사판 영화 <뮬란>은 중국에서 크게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개봉 초기에는 뮬란의 엔딩 크레딧이 문제가 되었죠. 엔딩 크레딧에는 '신장위구르 자치구 투루판시의 공안 당국과 중국 공산당 신장 선전부에게 감사한다'라는 문구가 있었는데요. 이 장소는 중국 정부가 소수 민족에 대한 인권 탄압을 벌인 현장이라는 의혹이 제기되었기에, 해외 언론이 비난했고, 이 비난에 부담을 느낀 중국 정부에서는 중국 주요 매체에 <뮬란>과 관련된 기사를 내지 말라는 지침을 내린 것이었죠.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영화를 감상한 많은 중국인들은 디즈니의 실사판 <뮬란>에 큰 실망을 느꼈습니다. 말도 안 되는 줄거리, 중국 역사와 문화의 부정확한 묘사, 그리고 출연진의 비주얼과 연기력 문제도 따라왔습니다. 특히 뮬란역을 맡은 유역비가 애니메이션 뮬란처럼 머리를 자르지 않고 긴 머리를 휘날리며 액션 연기를 선보인 것, 그리고 뮬란의 집으로 소개된 '토루'는 사실 뮬란의 배경인 남북조시대보다 700년 이후에 생겨난 것이었기에 역사적으로 부정확하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디즈니의 실사판 <뮬란>으로 많은 실망을 했던 중국인들. 그러나 이들을 위해 중국에서는 직접 뮬란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겠다고 밝히며 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 영화의 제목은 '파이트 뮬란(战斗吧木兰)입니다. 그리고 뮬란 역은 중국인 배우 양닝(Yang Ning)이 맡았죠. 양닝은 2016년 영화계에 데뷔했는데요. 2019년에는 부산국제영화제 국제 온라인 영상 부문 신인여우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 영화는 올해 8월 31일에 촬영을 시작했으며 2021년 10월 5일에 개봉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중국에서 직접 만드는 뮬란에 대해 많이 알려진 것은 없지만 영화의 포스터와 스틸컷이 SNS를 통해 공개된 이후 많은 네티즌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네티즌들은 '적어도 머리는 묶었다' '유역비와 이미지가 비슷한 듯' '중국에서 직접 만드는 뮬란 영화 정말 기대되네요.' 

한편 중국에서는 지난 2009년 자오웨이(조미)가 뮬란 역을 맡은 영화 <뮬란: 전사의 귀환>을 내놓은 적이 있었는데요. 디즈니의 뮬란에 실망한 많은 네티즌들이 조미의 뮬란을 다시 보는 열풍이 일어 큰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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