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의 나라' 중국에서는 돈 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복제하기로 유명합니다. 명품 패션 브랜드는 물론, 의류 등의 물건이나 그림, 오브제 등의 예술작품, 그리고 심지어는 우리나라의 예능 프로그램의 포맷도 무단으로 사용하곤 하죠. 오늘 RedFriday에서 소개할 것은 바로 '짝퉁 건축'입니다. 중국에서는 스케일이 큰 건축물, 도시까지 똑같이 복제하고 있는데요. 갈수록 디테일이 남다른 높은 수준의 복제 건축물, 도시가 등장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 9월 또 하나의 '짝퉁 거리'가 조성되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바로 중국 광둥성 포산시 난하이구에 위치하고 있는 '이치반 스트리트'입니다. 이치반 스트리트는 일본의 유명 상업 거리인데요. 아직 정식 오픈을 하지 않은 상태이지만 해외여행에 목마른 중국인들이 찾아와 인증샷을 찍고, 수많은 틱톡커들과 왕훙들이 찾아 자신의 SNS에 게재하는 등 이미 SNS 성지가 되어버렸죠.
이런 이유로 이곳의 임대료도 급격히 올라갔습니다. 이 거리에 있는 가게 1층은 두 달 만에 임대가 완료되었습니다. 1층뿐만이 아니라 2층과 3층도 인기가 높아져 임대료가 빠르게 치솟고 있는 상황이었죠.
그러나 이런 호황이 계속해서 지속되지는 않았습니다. 국경절부터 시작된 8일간의 황금연휴를 앞두고 이 거리를 폐쇄되었습니다. 거리는 방문객의 출입을 막기 위해 바리케이드와 테이프로 봉쇄되었습니다. '이치반 스트리트'라고 적힌 간판은 회색 천으로 감싸져 있고, 일본어로 적혀있는 배너들은 제거되었죠. 안내문에는 현재 이곳이 도로 보수 공사를 위해 일시적으로 문을 닫았고 임대 사무실도 문을 닫았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치반 스트리트를 찾았다가 발길을 돌린 사람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입구에서 사진이라도 찍으려고 기웃거렸는데요. 경비원들은 사진이나 영상 촬영도 막고 있습니다. 한 매체에서는 경비원에게 왜 이곳에 폐쇄되었는지 물었는데요. 경비원은 '이치방 스트리트'라는 이름을 바꿀 필요가 있으며 이 거리가 언제 대중들에게 개방될지는 알 수 없다고 밝혔죠.
이 거리의 폐쇄에 대해 변호사 뤄 아이핑은 '아주 당연한 일'이라고 밝히며 지방 당국이 이 거리에 관심을 갖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뤄씨에 따르면 지금은 지방 정부들이 지적 재산권 보호에 점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지방 법원은 저작권 침해로 인해 손해를 입은 창작자들을 지원하는 경향이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에 일본 스타일의 거리나 쇼핑물을 개발하는 것은 괜찮지만 유명 브랜드의 디자인을 모방하지 않도록 매우 조심해야만 한다고 합니다. 실제로 이 거리에 있던 이누야샤,, 세일러문 아톰 등의 일본 만화 캐릭터 표지판이 철거된 것도 같은 맥락에 있는 것이죠.
또 다른 의견도 있습니다. 이곳에 상점을 임대한 한 점주는 '애국심을 고취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라고 밝혔는데요. 그는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모르겠지만 지방 당국이 일본식 요소를 모두 제거할까 봐 걱정이 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거리 운영자가 필요한 저작권 비용을 지불하고 거리를 일본 테마로 유지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하는데요. 자신이 투자한 비용이 허공에 날아갈까 걱정하고 있습니다.
한편 중국에서는 지난 6월 국제적 비난을 의식해 외국 건물의 모방 표절 행위를 엄격히 금지한다고 발효했는데요. 이는 '도시 정신을 구현하고 시대적 양식을 보여주는 한편 중국적 특성을 부각시키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과연 이 일본 거리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일본 테마로 남아 있을까요? 아니면 철퇴를 맞고 전혀 다른 곳이 될까요? 이전과는 다른 중국 당국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