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유행한 '강남 추리닝' 패션이 다시 뜬다?

'뉴트로'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새로움(New)과 복고(Retro)를 합친 신조어로 복고를 새롭게 즐기는 것을 말하죠. 뉴트로는 패션계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트렌드인데요. 예전에 유행했던 것이 현재 새롭게 유행하는 경향이 많이 보이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것은 또 하나의 뉴트로 패션템입니다. 바로 10년 전 '강남 추리닝'이라고 불렸던 벨벳 트레이닝복입니다.

벨벳 트레이닝복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아마 '쥬시꾸뛰르(Juicy Couture)'가 아닐까 싶습니다. 90년대 초 캘리포니아에 있는 두 친구는 '쥬시'라는 이름의 브랜드를 동업해 설립했고, 1997년에 '꾸뛰르'를 붙여 '쥬시 꾸뛰르'가 생겨나게 되었죠. 아마 트레이닝복도 하이패션이 될 수 있다는 믿음 하에 이런 이름을 붙인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펑퍼짐한 면 소재의 트레이닝복 일색이었던 스포츠 의류계에서 쥬시꾸뛰르는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핑크색, 보라색 등 여성스러운 색상은 기본, 벨벳이라는 소재를 사용해 고급스러움을 가미했고, 엉덩이 부분에는 반짝이는 글씨로 '쥬시'라는 단어를 넣어 정체성을 더했죠. 짧은 상의와 일자 와이드 핏의 바지는 다리를 더욱 길어 보이게 했으며 당시 유행하던 로라이즈 디자인을 넣어 트렌디함을 강조했죠.

이에 많은 할리우드 스타들은 쥬시꾸뛰르에 열광했습니다. 당시 핫한 스타들이라면 누구나 쥬시꾸뛰르의 트레이닝복을 입고 찍힌 파파라치 사진 한 장쯤은 있었죠. 특히 당대 최고의 팝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 그리고 악동 이미지를 가진 원조 인플루언서이자 힐튼 가문의 상속녀 패리스 힐튼은 쥬시꾸뛰르의 엄청난 팬이었죠. 이뿐만이 아닙니다. 영국에서도 축구 선수의 아내나 여자친구들이 쥬시꾸뛰르를 입고 나오며 유행을 선도했습니다.

이 유행은 우리나라에도 들어왔습니다. 2007년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에서는 쥬시꾸뛰르를 수입하기 시작했는데요. 강남지역 인기 브랜드들이 보통 월 평균 1억 5천만 원의 매출을 올리는 데 비해 쥬시꾸뛰르는 이보다 1억 원 많은 2억5천만 원을 기록했습니다. 이후 다른 백화점에도 쥬시꾸뛰르 매장이 생기기 시작했죠. 할리우드 파파라치 사진이나 영화, 그리고 미국 드라마나 시트콤을 통한 간접 광고 효과와 미국 유학생 등의 입소문에 힘입은 것이었습니다. 이에 강남에서는 쥬시꾸뛰르 트레이닝복을 입은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었고 이에 '강남 추리닝'이라는 별칭이 붙었습니다.

드라마에서도 이 벨벳 트레이닝복을 입은 여성 연예인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2011년 방영한 <꽃미남 라면가게>의 이청아, 2011년 드라마 <천일의 약속>에 출연한 정유미, 2012년 드라마 <드림하이>의 배수지가 입고나왔을 뿐만이 아니라 여러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등장하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죠. 

이런 벨벳 트레이닝복이 다시 유행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시작은 할리우드 스타 킴 카다시안과 왕년에 벨벳 트레이닝복을 유행시킨 패리스 힐튼이었습니다. 이들은 킴 카다시안의 속옷, 라운지 웨어 브랜드인 스킴스(SKIMS)의 벨벳 제품을 입고 선글라스를 쓴 채 명품 가방을 들고 대중들 앞에 나타난 것이었죠. 이뿐만이 아닙니다. 슈퍼모델 이리나 샤크 또한 회색 벨벳 트렉수트를 입고, 회색 부츠를 신은 채 트렌디한 모습을 선보였죠. 두아 리파 또한 상큼한 그린 색상을 입었네요. 

두아 리파를 제외한 스타들은 한 단계 톤 다운된 컬러를 선택했으며 크롭티를 입어 날씬한 상체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한 예전의 쥬시꾸뛰르 벨벳 트레이닝복이 로라이즈 디자인이었다면 지금은 하이웨이스트 디자인으로 배꼽이 덮이는 디자인인데요. 이에 엉덩이를 더욱 부각시켜 몸매를 굴곡 있게 만들어줄 수 있다는 차이점이 있네요.

20년 전 미국에서, 그리고 10년 전 한국에서 유행했던 벨벳 트레이닝복이 다시 유행할 수 있을까요? 패션은 돌고 돈다는 말이 실감 나는 케이스가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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