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적 지원 동물(Emotional Support Animal, ESA)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시각이나 청각 등에 불편함이 있는 사람들을 돕는 서비스 동물(Service Animal)과는 별도로 우울증, 사회 불안 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정서적 문제가 있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동물을 정서적 지원 동물이라고 부릅니다. 정서적 지원 동물은 서비스 동물과는 달리 따로 훈련을 받지 않으며 존재 자체로 안정감을 준다는 점에서 서비스 동물과는 차이점이 있는데요. 미국에서는 반려동물이 ‘정서적 지원 동물’로 인정되면 대중교통, 식당 등 대부분의 장소에 출입할 수 있습니다.
정서적 지원 동물의 가장 큰 문제는 이 제도를 악용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우울증,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정서적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반려동물이 비행기의 화물칸에 탑승한다는 것이 불쌍하다는 이유로 정서적 지원 동물 서류를 꾸며 정서적 지원 동물로 등록시킨 후 기내에 탑승하는 것이었죠.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도 미국을 여행하는 여행자들이 이 제도를 악용한 것을 하나의 꿀팁처럼 자신의 블로그나 카페에 버젓이 적어놓은 네티즌들도 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 정서적 지원 동물의 탑승은 무료이기에 돈을 아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는 인식도 생겼죠.
이후 항공사에서는 규정을 속속들이 바꾸고 있습니다. 아메리칸 항공은 2월 1일부터 정서적 지원 동물과 동반 탑승하기 위해서는 125달러, 우리 돈으로 약 13만 7천 원 가량을 지불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이 동물은 기내 휴대용 가방에 들어가야 하며, 정서적 지원 동물의 범위를 개와 고양이로 한정시켰습니다. 물론 새로운 규정에서도 서비스 동물은 동반 탑승이 허용되는데요. 그러나 비행 48시간 전까지 강아지의 훈련과 건강 상태에 관한 서류를 제출해야 하죠. 이뿐만이 아닙니다. 델타항공도 규정을 변경했습니다. 델타항공에서는 1월 11일부터 정서적 지원 동물의 동반 탑승을 전면 금지하겠다고 밝혔죠. 또한 훈련된 서비스견이라도 핏불 타입의 강아지는 기내에 탑승할 수 없게 했습니다. 다음 주에는 알래스카 항공이 비슷한 정책을 선보일 예정인데요. 그럼에도 기존의 예약자들 중 정서적 지원 동물의 동반 탑승을 신청한 경우 2월 28일까지만 허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소식이 들려오자 정서적 지원 동물 제도가 절실하게 필요한 사람들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습니다. 환자들을 위한 배려가 부족한 제도라는 것이죠. 그러나 항공 업계에서는 이 제도의 재정비를 환영하고 있습니다. 더욱 안전하고 편안한 비행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정서적 지원 동물의 기내 동반 탑승 논란.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