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많은 산업들이 변화의 물결을 맞았습니다. 패션계도 그중의 하나이죠. 패션 위크 기간에 전통적으로 열리던 패션쇼는 중단되었고, 많은 패션 브랜드에서는 온라인을 활용하거나, 인형들에게 옷을 입혀 패션쇼를 공개하는 등 저마다의 아이디어를 내고 있습니다. 루이비통도 변화의 중심에 선 브랜드 중의 하나입니다.
지난해 7월 루이비통 남성복의 수장 버질 아블로는 파리 패션 위크를 맞아 전통적인 패션쇼 대신 애니메이션 형태의 영상을 공개했는데요. 애니메이션에는 LV프렌즈 캐릭터들이 등장했으며 이들은 가상의 항해를 했습니다. 이들의 출발은 파리 외곽의 루이비통 가문의 고향집이었는데요. 이후 파리, 상하이, 도쿄를 경유하는 여행을 보여줬습니다. 실제로 버질 아블로는 세계곳곳의 다양한 나라에서 시즌에 관계없는 시즌리스 쇼를 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이에 여행을 하지 못하는 우리들 대신 루이비통의 옷들이 여행을 하는 콘셉트로 컬렉션을 공개했습니다.
루이비통의 첫 행보는 바로 아시아의 패션 중심지 상하이였습니다. 지난 8월 중국은 비교적 뻐른 시일 내에 코로나19를 잠재운 후 사람들이 일상으로 돌아간 상황이었는데요. 이에 많은 사람들이 상하이의 부둣가로 모였고, 이곳에 빨간색 ‘루이비통 컨테이너’가 세워졌으며, 중국 현지 모델들이 파리에서 온 의상을 입고 부둣가 런웨이를 힘차게 걸었습니다.
이후 이 빨간색 루이비통 컨테이너는 전 세계를 누비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데요. 도쿄, 마이애미를 거쳐 지금은 싱가포르에 상륙했다는 소식입니다. 싱가포르 최고의 쇼핑물인 아이언 오차드(ION Orchard)의 앞에는 빨간색 루이비통 컨테이너가 하나의 예술 작품처럼 서 있습니다. 컨테이너의 위쪽에는 풍선 캐릭터가 하나 있는데요. 이 캐릭터는 루이비통의 2021 S/S 시즌 남성복 컬렉션에 등장했던 LV 프렌즈 중의 하나입니다.
현재 이곳은 SNS 성지가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컨테이너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SNS에 게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패션 피플들은 루이비통의 2021 S/S 시즌 남성복 컬렉션에 등장하는 캐릭터 의상, 가방 등을 선보이고 있어 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떠나지 못하는 여행을 대신 떠나주는 루이비통의 컨테이너들과 LV프렌즈. 한국에도 상륙한다면 좋을 것 같은데요. 코로나 시대의 패션 브랜드의 전략이 잘 보이는 사례가 아닐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