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전 세계적으로 대도시에 인구가 집중되고 있습니다. 국가에서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투자와 개발을 했고, 결론적으로 대도시에 대기업 등의 경제력이 집중되었죠. 이뿐만이 아니라 정치, 교육, 행정, 문화시설, 언론기관 등도 대도시에 위치하고 있는데요. 이에 시골은 점점 공동화되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문제입니다.
이탈리아도 예외는 아닙니다. 이탈리아의 작은 마을에는 사람들이 떠나 폐허가 되고 있는 마을들이 많이 있는데요. 이에 마을에는 노인들만 남아 있으며 빈집으로 인해 마을은 황폐화되고 있기에 큰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신박한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바로 '1유로 주택'입니다. 1유로 주택은 이름 그대로 1유로, 우리 돈으로 1,500원 정도에 살 수 있는 주택입니다. 그러나 아무런 대가 없이 거의 공짜로 집을 주지는 않죠. 지역 당국에서는 갖가지 조건을 내걸고 있는데요. 몇 천 유로 수준의 보증금을 내고, 3, 4년 이내에 건물 보수를 하고, 실제로 입주하면 이 보증금을 돌려주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지역에 따라 각종 세제 혜택이나 현금 보너스를 제공하는 곳도 있으며, 이곳에서 상점을 여는 등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이들에게는 수만 유로의 현금 지원을 해주는 곳도 있습니다.
1유로 주택은 지난 2018년 사르데냐 지방에 위치한 올롤라이에서 처음 등장했는데요. 이후 칼라브리아 남부 지역의 친퀜프론디, 시칠리아의 마을 비보나, 살레미, 무소멜리, 그리고 몰리세주에 위치한 카스트로피냐노 등에서 1유로 주택을 홍보하며 전 세계적으로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커피 한 잔 값으로 주택을 매입했죠. 그리고 이 1유로 주택 프로젝트는 성공한 마을 재생 프로젝트로 대서특필 되었죠.
그렇게 이 프로젝트는 순항하는듯 했습니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들은 암초를 만났습니다. 바로 이 집을 소유했던 사람들의 가족들이 주택에 대한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서 나서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들은 자신의 허가 없이 집이 팔려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중 한 명은 캐나다에 살고 있는 조시 파치니(Josie Faccini)인데요. 조시 파치니의 할머니는 캐나다로 이주하며 몰리세 지역의 마을인 카스트로피냐노의 돌집을 방치해두었죠. 현재 파치니의 할머니는 돌아가셨고, 파치니는 기사를 통해 카스트로피냐노의 빈 집들이 1유로에 팔릴 예정이라는 사실을 접했습니다. 이에 조시 파치니는 카스트로피냐노의 시장에게 연락했지만 8개월 동안 답장을 받지 못했죠. 8개월이 지난 이후 파치니는 답장을 받게 되었는데요. 이 집의 '소유 증서'를 제시하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녀는 CNN과의 인터뷰를 통해 '너무 화가 나고 좌절감을 느낀다'고 했는데요. 이 집은 10년 전까지만 해도 먼 친척이 살았지만 이 집에 살던 이모가 돌아가신 후 집은 방치되었고, 이 집에 대한 문서는 어떻게 되었는지 알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이 집은 자신의 어머니가 남긴 유일한 것이라며 집에 대한 소유권을 되찾기 위해 어떤 노력이든 할 것이라고 밝혔죠. 또한 자신은 이 마을이 번창하는 것을 보고 싶으며, 1유로 프로젝트에 협력하고 싶지만 제발 우리 집을 훔치지는 말아달라고 읍소하고 있습니다.
이에 카스트로피냐노 시장은 이 프로젝트를 실행하기 전 토지등기부 자료를 토대로 주택의 원래 소유주들과 접촉을 시도했으며, 해외의 이탈리아 공관에도 이 프로젝트에 대한 통지서를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당국에서는 가족들에게서 집을 뺏고 싶은 마음은 조금도 없다면서 파치니의 주장에 대한 세부 사항이 확인된다면 기꺼이 협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파치니는 자신은 캐나다에 위치한 이탈리아 대사관에서 어떤 정보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