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하는 트럼프 동상, 70만 원 가격표에도 중국에서 불티나게 팔리는 이유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대통령직에서 물러난지 몇 개월이 지났습니다. 그럼에도 도널드 트럼프의 영향력은 중국의 인터넷에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얼마 전 중국의 알리바바 그룹이 운영하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 타오바오에는 기상천외한 상품이 올라왔습니다. 바로 스님과 같은 복장을 하고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눈을 감고 두 손을 배꼽에 가지런히 모으며 명상을 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의 동상이었습니다. 이 동상은 세라믹으로 만들어졌으며 화이트 컬러로 되어 있어 차분한 느낌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이 동상은 푸젠성 샤먼에 본사를 둔 한 가구업체에서 만들어 판매하는 것인데요. '당신의 회사를 다시 위대하게(Make Your Company Great Again)'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이 동상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첫번째 대선 당시 사용했던 선거 슬로건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을 패러디한 것입니다. 

이 조각상은 총 두 가지 종류로 판매되고 있는데요. 약 1.5미터 높이의 작은 동상은 999위안, 우리 돈으로 약 17만 4천원, 4.2미터 높이의 큰 동상은 69만 7천원의 가격표가 붙어있습니다. 또한 제품의 상세페이지에는 '트럼프는 어느 누구보다 불교에 대해서 더 잘 안다'고 적혀있기도 합니다. 이 제품의 판매자는 환구시보의 인터뷰를 통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냥 재미로 이 제품을 주문하는 것 같다'고 밝혔는데요. '100여점의 동상을 만들었지만 이미 수십점이 팔려 나갔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 동상을 구매한 30대 후반의 남성은 베이징 교외에 작은 건설회사를 소유하고 있으며, 작은 크기의 트럼프 동상을 주문했다고 하는데요. 자신은 트럼프의 팬은 아니지만 사무실 2층 화장실 복도에 이 동상을 둘 것이라며 이 동상이 자신의 회사를 다시 위대하게 만들어줄지도 모른다고 밝혔습니다. 상하이에서 트럼프 동상을 구매한 사람은 '트럼프는 한 시대의 대표이자 극단적 이기주의'라면서 이 동상을 보고 '트럼프처럼 살지 말자'고 다짐하기 위해 구매했다고 하네요.

한편 트럼프의 존재는 중국인들에게는 '애증의 존재'였습니다. 코로나19의 발생을 두고 '중국 독감' 혹은 '쿵플루'라며 중국에게 책임을 떠넘겼고, 미중 무역 갈등을 일으킨 존재이기 때문이죠. 그러나 한편으로는 트럼프의 형상을 닮은 많은 제품이 나왔고, 이는 불티나게 팔리기도 했습니다. 특히 트럼프 양말, 트럼프 변기솔 등이 인기를 끈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트럼프는 정계를 떠났지만 아직도 중국인들에게는 잊혀지지 않은 존재가 된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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