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의 역사와 스토리를 알리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로고, 화보, 패션쇼 등이 그 방법이 될 수 있죠. 그러나 아마 사람들의 뇌리에 박히는 특별한 무언가를 표현하기 위해 '건축'을 그 매개체로 쓰는 브랜드들도 있습니다. 특히 명품 브랜드에서는 유명한 건축 스튜디오를 섭외해 매장을 만들기도 하는데요. 이에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예술과 건축 애호가들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오늘 RedFriday에서 소개할 것도 그 중의 하나인데요. 바로 일본 도쿄의 오모테산도에 위치하고 있는 에르메스 매장입니다.
얼마 전 문을 연 에르메스 오모테산도 매장은 파리의 건축 스튜디오 RDAI가 지었습니다. 오모테산도 지역은 명품 플래그십 스토어뿐만이 아니라 고급 디자이너 숍들로 가득 차 있는 쇼핑거리인데요. 이곳에 에르메스 매장도 들어선 것이죠. 그리고 명품들이 즐비한 이곳에서 주목받기 위해서는 그저 그런 건축물로는 힘들다는 평가를 내렸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이곳에 위치한 질 샌더 매장은 현대 미니멀리즘 건축의 아버지라 불리는 존 파슨(John Pawson)이 인테리어를 맡았으며 코치 매장은 스타 건축가 렘 콜하스가 만든 건축 스튜디오 OMA가 지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오모테산도 에르메스 매장을 맡게 된 RDAI는 일본의 자연과 문화에 집중했습니다. 그리고 일본 고유의 것을 건축에 녹이고자 노력했죠. 과연 어떤 디자인일까요? 먼저 이 매장은 진구마에오타 빌딩의 1층과 2층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사실 이 빌딩 자체는 그리 특별할 것이 없는데요. 이에 RDAI에서는 특별한 파사드를 만들기 위해 구리 색상의 스테인리스 스틸을 사용했죠. 이 스테인리스 스틸은 빌딩의 외관을 덮었는데요. 이에 한눈에 띄는 파사드가 완성되었습니다. 파사드에는 작은 윈도우 디스플레이도 설치되어 있으며, 조명을 설치해 밤에 더욱 화려해지고 있습니다. 에르메스에 위하면 이 파사드로 인해 '외관에 깊이와 빛을 더했다'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대나무 숲 안에서 빚과 그림자가 조화롭게 섞이는 것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합니다.
매장 내의 바닥은 그린 컬러의 석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바닥에는 독특한 패턴이 있는데요. 이 패턴은 일본의 다다미 매트의 패턴과 유사한 것이라고 합니다. 실내에는 드라마틱한 계단이 놓여 있어 1층과 2층을 연결해주고 있습니다. 이 계단은 아마 이 매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축적 요소가 아닐까 싶은데요 나선형 계단을 통해 1층과 2층 간에 빛이 통하고, 이 계단의 유기적인 모양은 나뭇가지를 닮아 있어 더욱 자연적이고 평화로운 느낌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2층에 올라가면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대나무 작품을 만날 수 있는데요. 이는 일본 아티스트 쇼류 혼다가 구름과 뫼비우스의띠에 영감을 받아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또한 2층에는 이동식 파티션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는 투명도를 유지하면서도 공간을 구분하는 일본의 종이 칸막이를 연상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