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상 가장 비싼 그림은 무엇일까요? 바로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살바토르 문디입니다. 살바토르 문디는 '남자 모나리자'라고도 불리는데요. 이 그림은 한 손에 수정 공을 들고, 한 손은 축복을 내리는 손동작을 하고 있는 예수의 모습을 그린 것입니다. 이 작품은 2017년 말 4억 5천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5천억 원에 팔리며 역사상 신기록을 세우게 되었죠. 이 작품의 구매자는 사우디 왕세자 모하메드 빈 살만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작품은 논란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바로 이 그림이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것이 아니라는 주장 때문이죠. 이러한 주장은 사실 이 그림이 2017년 경매애 나오기 전부터 나왔던 것인데요. 그 주장을 뒷받침할만한 근거 또한 다수입니다. 이에 많은 사람들은 이 작품에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관여'한 것은 맞지만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직접 그린 것은 아니라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고 권위의 박물관인 루브르에서는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자체적으로 감정해 이 작품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이라고 말한 발표를 공식적으로 반박했는데요.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이 작품에 기여했다는 과학적 증거밖에 없다'라고 밝히기도 했죠. 루브르 박물관은 이 그림의 주인인 모하메드 빈 살만에게 이 사실을 알리기도 했는데요. 그는 이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2019년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사망한지 500주년이 되는 해였습니다. 이에 루브르 박물관에서는 2019년 10월 <레오나르도 다 빈치>라는 제목의 전시를 열었습니다. 이 전시에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 총 162점이 전시되었는데요. 이 작품들 중에서는 영국 왕실 컬렉션이 소유하고 있는 드로잉 24점, 영국 박물관, 바티칸, 상트페테부르크의 예르미타시 미술관 등에서 작품들을 빌려왔습니다.
루브르에서는 '살바토르 문디'를 빌려오고 싶었습니다. 물론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것이라고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다빈치가 기여한 작품임에는 확실하고 역사상 최고가로 팔린 그림이기에 흥행에 큰 요소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살바토르 문디는 지난 2017년 뉴욕 크리스티 경매 이후 대중들에게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었는데요. 이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모였습니다. 예술계에서도 떠들썩했습니다. 사실 이 작품은 2018년 아랍에미리트의 아부다비에 위치하고 있는 루브르 아부다비에 전시될 예정이었으나 돌연 취소되기도 했는데요. 이에 많은 사람들은 전시 성사 여부에 관심을 기울였죠.
루브르 측에서는 살바토르 문디가 포함되어 있는 전시 책자 또한 제작했습니다. 모든 것이 완벽하게 흘러가는 것만 같아 보였죠. 그러나 돌연 살바토르 문디의 전시는 취소되었습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취소의 이유는 알 수 없었고, 많은 사람들의 궁금증은 증폭되었죠. 살바토르 문디가 도난되었다는 말도 있었고, 빈살만고 루브르의 사이가 틀어졌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살바토르 문디의 전시가 취소된 이유를 설명하는 한 다큐멘터리가 나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바로 앙투안 비트킨 감독이 만든 다큐멘터리 영화 <The Savior for Sale>에서였습니다. 그는 다수의 익명 인터뷰를 통해 이 사건에 대해 파헤쳤는데요. 과연 전시가 취소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루브르가 이 작품을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으로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모하메드 빈살만은 이 전시를 통해 작품을 널리 알리고 작품의 가치를 올리고 싶었다고 하는데요. 이에 작품을 모나리자의 옆에 어떠한 설명도 없이 전시하기를 원했죠. 사람들의 뇌리에 이 작품을 '남자 모나리자'로 인식시키고 싶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전시 한 달 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런 요구를 거절했다고 하는데요. 익명의 제보자에 의하면 '문제는 루브르 박물관과 프랑스에 대한 신뢰'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박물관 측에서는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살바토르 문디에 관한 책을 제작하기도 했는데요. 이 책의 서문에는 '역사적, 과학적 연구 결과를 통해 레오나르도 다빈치에 대한 작품의 귀속성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라고 적혀있어 사우디 측과 함께 이 책을 만들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