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위해 이렇게까지?' 중국판 프로듀서 101 막장 팬들의 행동에 전 국민 경악한 이유는?

몇 년 전부터 우리나라에서는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이 유행하며 많은 스타들을 탄생시키고 있는데요.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차세대 K팝 스타들을 뽑는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이 유행했습니다. 그리고 가장 큰 성공을 거둔 것은 <프로듀스 101>이었죠. 오디션에서 중요한 것은 바로 '국민 프로듀서'들의 투표였는데요. 데뷔도 하지 않은 아이돌 연습생들의 팬덤이 생겼고, 투표 열기가 뜨겁게 달아올랐습니다.

우리나라에만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중국에도 <프로듀스 101>와 비슷한 프로그램이 있는데요. 바로 <청춘유니>입니다. 지난 2월부터는 <청춘유니 3>이 방영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K팝 아이돌 블랙핑크의 리사가 멘토로 등장하며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얼마 전 이 경연 프로그램은 돌연 제작이 중단되었습니다. 과연 왜 이런 일이 일어난 걸까요?

4월 말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는 한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이 영상 속에서는 중년의 남녀가 개울가에 둘러 앉아 있는데요. 이들의 앞에는 분홍색 박스와 분홍색 라벨의 통이 담겨 있습니다. 이들은 이 상자 안에 담긴 것을 열심히 뜯고 있는데요. 내용물은 앞에 있는 통에 버린 후 통만 차곡차곡 모으고 있습니다. 이후 통에 든 내용물은 곧장 하수구로 콸콸 버리고 있네요. 이들은 뭘 하는 걸까요?

 

바로 <청춘유니 2>의 투표를 위해 특정 팬덤의 부모들이 유제품 뚜껑을 모으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청춘유니 2> 또한 <프로듀스 101>처럼 최종 우승에는 팬 투표가 결정적인데요. 투표 방식은 온라인 영상 플랫폼 아이치이의 일반 회원은 하루에 한 표를 행사할 수 있고, 유료 회원은 하루에 두 표를 행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청춘유니 2>의 협찬사인 멍뉘의 유제품 뚜껑에 있는 코드를 활용하면 복수 투표를 할 수 있기에 팬들은 복수 투표를 하기 위해 유제품을 사들여 이를 마시지 않고 내용물은 버린 것이었죠.

이 영상이 화제가 되자 네티즌들은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네티즌들은 '많은 시골 지역 어린이들은 우유 한 병을 살 여유가 없는데 이들은 투표를 위해 음식을 낭비한다' '제작진과 우유 회사는 모두 처벌 받아야 한다' '이런 결과를 예상 못 한 건 아닐 텐데 너무 어리석은 투표 방식' '환경오염 너무 심할 듯' 등의 반응이 눈에 띄네요. 신화통신 또한 논평을 내고 제작자와 협찬사가 이런 홍보 방식을 사용하기로 결정하며 사회적 책임을 망각한 것을 비판했습니다.

당국에서도 나섰습니다. 방송 통신 심의를 담당하는 베이징 광전국에서는 이 프로그램에 대한 녹화 제작을 잠정 중단했습니다.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아이치이 측에서도 공식 SNS를 통해 '성실히 조사에 임하고, 사회적인 책임을 지겠다'면서 사과문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중국에서는 지난 4월 29일부터 '식품낭비방지법'이 시행되고 있는데요. 이에 폭음, 폭식 등 식품 낭비 프로그램을 제작 방영한 자는 최고 10만 위안, 우리 돈으로 약 1,7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습니다. 또한 프로그램 제작자에게는 영업 정지 명령이 내려질 수 있죠. 그러나 이 영상은 법이 시행되기 전 촬영한 것이기에 이들을 처벌하는 것은 법적으로 어렵다고 하네요. 

이 사건은 중국 방송계에 만연한 과잉 상술, 음식 낭비 풍조, 그리고 팬클럽의 지나친 팬심에 경종을 울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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