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언론도 주목했다!' 이탈리아에 세워진 '한지 장판집'의 정체는?

과거 한옥에는 문, 벽, 장판에 모두 한지를 사용했습니다. 추석이 되면 많은 집들이 창호를 새로 발랐고, 추석 때면 가정집을 다니며 한지를 팔던 상인이 있을 정도였죠. 그러나 88 서울 올림픽 이후 농촌 주택 계량화가 진행되며 유리창이 창호를 대체했고, 새로운 벽지와 화학 장판이 등장하며 한지 산업은 순식간에 사양길로 접어들었습니다. 그러나 얼마 전 이탈리아 한복판에 '한지 장판'이 깔렸다는 소식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이곳에서는 제주도에서 제주 점토를 가지고 만든 '제주 옹기'를 이용해 차를 마실 수도 있다고 하네요. 이 장소는 세계 유명 언론사들의 집중 조명을 받으며 큰 화제가 되고 있죠. 과연 이곳은 어디일까요?

이곳은 제17회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건축전에 설치된 한국관입니다. 지난 5월 22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베니스 자르디 공원에서는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 건축전이 개막했는데요. 코로나 19로 인해 1년 정도 연기되어 개막했습니다. 

이번 비엔날레의 주제는 바로 '어떻게 함께 살아갈 것인가?'였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가 급격한 변화를 경험한 이때 우리에게 던지는 적절한 질문인 거이죠. 이 질문에 대해 한국관은 '미래 학교(Future School)'이라는 콘셉트를 대답으로 내놓았습니다. 기존의 학교가 아닌 전 세계가 하나 되어 토론하고 답을 찾아가는 것을 해답으로 내놓은 것이죠. 그리고 이런 콘셉트에 맞춰 한국관을 꾸몄습니다. 

먼저 이곳에는 갈대로 만든 카펫이 중앙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갈대로 만든 카펫은 우리에게 '자연'과 '생명'을 떠올리게 합니다. 이 카펫은 원형으로 자리잡고 있는데요. 이곳은 사람들이 집결하는 공공 공간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이 공간에서 사람들은 소통하고, 교류하며 토론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이곳을 방문하는 관람객들은 이 갈대 카펫에서 자유롭게 휴식을 취하며 배움과 생활의 경계를 허물 수 있죠

전통 한옥 건축에 영감을 받은 공간도 있습니다. 바로 한지 장판을 갖춘 한지방입니다. 이 공간은 기존의 벽돌 구조를 이용한 것이었습니다. 주방도 있습니다. 이곳에는 제주 옹기 컵이 갖춰져 있는데요. 이 제주 옹기 컵은 도예가 정미선이 디자인한 것으로 이곳을 방문하는 참가자들은 이를 이용해 차나 음료를 마실 수 있습니다. '프로세스 월'이라고 불리는 장소에는 235개의 A4 타일이 있는데요. 여기서는 '미래 학교'의 이전 워크숍과 대화 과정을 볼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전시, 워크숍, 설치, 대화 프로그램 등의 형태로 50여개의 프로그램이 진행되는데요. 이 프로그램에는 200명의 작가가 참여합니다. 신혜원 감독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서 반드시 이탈리아를 방문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참가자들은 베니스 현지 캠퍼스와 미래학교 온라인이라는 가상의 디지털 캠퍼스 속에서 배움의 과정에 동참할 수 있다고 하네요. 

이 한국관은 프리뷰 기간 동안 많은 주요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매체에서 베니스 비엔날레 현지를 방문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영국의 일간지인 가디언, 이탈리아의 건축 잡지 도무스, 독일의 일간지 슈튜트가르터 차이퉁, 베를리너 차이퉁 등이 방문해 이곳을 취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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