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를 이탈했습니다' 이상한 길로 가는 택시에서 뛰어내린 여성

기존의 제품이나 공간을 여러 명이서 공유해 사용하는 '공유 경제'가 대세입니다. 사람들은 사무실 공간, 자동차, 자전거 등을 필요할 때 사용하고 이와 관련된 플랫폼들은 고속 성장하고 있죠. 그러나 이런 공유 경제에는 단점도 있습니다. 그중 가장 중요하고도 치명적인 단점은 바로 범죄 발생 위험인데요. 낯선 사람과 직접 거래를 한다는 공유 경제의 특성상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일입니다. 현재 중국에서는 이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며 큰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공유 차량을 이용하는 여성 사용자들의 불안감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데요. 과연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사건이 벌어진 장소는 항저우입니다. 항저우에서 가오라는 이름의 한 여성은 택시 호출 서비스인 쇼우치(Shouqi)를 이용해 항저우에서 푸안까지 가기로 했습니다. 택시를 탄 가오씨의 진술에 따르면 운전자 장씨는 가오씨가 택시를 올라타자마자 가오씨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말을 걸었다고 하네요. 그러나 가오씨는 운전자의 시선이 기분이 나빴고, 이에 인사만 한 뒤 조용히 앉아있었습니다.

그러나 운전자는 가오씨의 의심을 샀습니다. 택시의 내비게이션에는 좌회전으로 나와있지만 운전자는 우회전을 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가오씨는 운전자에게 '내비게이션에 나오는대로 가달라'고 부탁했는데요. 이후에도 운전자는 내비게이션에 나오는 대로 좌회전을 하지 않고 직진을 했습니다.

이에 가오씨는 혹시 범죄 피해를 당하지 않을까 걱정이 됐습니다. 지난 몇 년 일어났던 공유 차량 강간 살인 사건도 떠올랐죠. 이에 가오씨는 결국 차 문을 열고 발을 내밀었으며 운전자를 강제로 멈추게 한 후 차가 멈추기 전 뛰어 내렸습니다. 이 과정에서 가오씨는 땅에서 여러 번 굴렀고 왼쪽 팔에 골절상을 입었죠. 현재 이 사건은 쇼우치와 공안에서 조사를 하고 있는 중입니다.

쇼우치에서 발행한 보고서에 따르면 운전자 장씨는 '새롭게 생긴 길을 이용해 조금 더 빨리 가기 위해' 내비게이션의 안내를 따르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이에 내비게이션은 계속해서 '경로를 이탈했습니다'라는 음성 메시지를 보냈고, 승객이 불안감을 느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쇼우치에서는 당시 내비게이션의 음성 파일은 있지만 승객이 뛰어내리기 전 운전자와 승객 사이의 논쟁은 없었으며 운전자 장씨는 곧장 차를 세워 가오씨의 상태를 확인하고 도움을 요청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한편 가오씨는 자신이 지나가던 다른 행인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고 주장하고 있네요. 운전자 장씨는 현재 지역 경찰의 수사에 협조하고 있으며, 이 사건은 운전자와 승객의 '오해'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는 주장도 더했습니다.  또한 쇼우치에서는 운전자가 승객과 의사소통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에 대해 질책했다고도 밝혔는데요. 이후 가오씨는 쇼우치의 보고서에 대해 '날조된 사실'이라며 자신의 SNS를 통해 조목조목 반박했습니다. 

가오씨는 운전자가 자신에게 경로에 대한 설명이 없었으며, 장씨가 응급차를 불러줬다는 사실도 부인했습니다. 그리고 지방 당국이 이 문제에 대해 아직 어떠한 공식 성명도 발표하지 않았고, 어떠한 결론도 내리지 않았다고 강조했죠. 또한 쇼우치에서는 의료비도 지급하지 않았고, 어떠한 사건 기록도 공개하고 있지 않다며 쇼우치가 사건을 막기에만 급급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가오씨의 글은 큰 화제가 되었는데요. 이에 많은 사람들이 중국의 택시 호출 앱에 대해 큰 불신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편 차량 공유 서비스를 이용하다 생긴 불미스러운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2018년 또 다른 차량 공유 서비스인 '디디추싱'을 이용한 한 여성 승무원은 디디추싱 운전자에 의해 살해되었으며, 같은 해 한 여성 유치원 교사는 피해 여성을 성폭행한 뒤 살해했죠. 트럭을 공유하는 서비스인 '훠라라'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훠라라를 이용한 23세 여성은 정해진 경로를 이탈한 기사에게 불안감을 느꼈고, 기사에게 경로에 대해 물었지만 기사는 이에 대한 답변을 하지 않아 이 여성은 차에서 뛰어내린 것이죠. 그리고 4일 뒤 이 여성은 세상을 떠났습니다. 

공유 차량에 대한 네티즌들의 불신이 점점 커져가고 있는 가운데, 공유 경제의 근간을 흔들만한 사건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데요. 안전을 위한 제도를 정비하고, 승객들의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있어야만 이런 서비스가 더욱 더 발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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