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명품 브랜드에서 핫한 키워드 중의 하나는 바로 '협업'입니다. 명품 브랜드 특유의 디자인과 아이덴티티에 색다른 것을 접목시켜 새로운 디자인을 만드는 것이죠. 이에 고리타분하고 전통적인 디자인에서 탈피해 명품 브랜드의 큰손인 MZ세대를 공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요즘 자주 보이는 협업 중의 하나는 바로 '만화 캐릭터'입니다. 어린이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만화 캐릭터가 고가의 가방이나 옷에 거침없이 새겨지는 것입니다.
이런 명품 브랜드의 트렌드는 중국의 '멍(meng, 萌)' 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하는데요. 과연 멍문화는 무엇이며 멍문화는 중국 산업, 나아가 세계 브랜드 마케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멍문화란?
과연 멍문화란 무엇일까요? 여기서 '멍'은 귀여움을 뜻하는데요. 즉 귀여움을 추구하는 문화를 멍문화라고 합니다. 이는 일본의 하위문화인 '모에'와 관련이 있습니다. 모에는 본래 깜찍하고 앙증맞은 캐릭터에 대한 소비문화로 1980년대 일본에서 애니메이션 붐과 더불어 유행하게된 하위문화이죠. 이후 이 문화는 중국 및 아시아 권역으로 퍼져나갔고, '키덜트'라는 트렌드가 생기게 되었죠. 멍문화는 마케팅,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멍문화를 추종하는 중국의 Z세대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 자신이 원하는 제품에 돈을 아끼지 않기 때문이죠. 사람들은 귀엽기만 하다면 돈을 들여 제품을 구매하고, 이를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소소한 행복을 느끼고 있습니다.
2. 멍문화 도입한 럭셔리 브랜드
이런 멍문화에 주목하는 것은 바로 럭셔리 브랜드입니다. 럭셔리 브랜드에서는 1980~90년대를 지나온 세대들에게 익숙한 만화 캐릭터를 사용해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죠. 가장 대표적인 브랜드는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구찌입니다. 구찌에서는 일본의 인기 캐릭터인 '도라에몽'을 새긴 컬렉션을 발표했는데요. 구찌의 상징인 GG 모노그램 패턴에 도라에몽 캐릭터가 올라간 모습이었습니다. 도라에몽은 22세기에서 온 고양이 로봇인데요. 많은 마니아를 거느리고 있는 캐릭터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지난해 12월에는 디즈니 캐릭터인 도날드 덕과 협업을 하기도 했죠.
스페인의 럭셔리 브랜드 로에베도 '토토로'와 협업을 진행했습니다. 토토로는 일본의 유명 애니메이션 제작 업체인 지브리에서 발표한 애니메이션 <이웃집 토토로>의 캐릭터인데요. 친절함과 동심,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을 상징하는 문화적 아이콘이기도 합니다. 로에베에서는 2021년 봄여름 시즌 캡슐 컬렉션에서 가방, 액세서리, 티셔츠 등에 토토로를 새겨 넣어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미국의 패션 브랜드 코치에서도 캐릭터 제품을 발표했습니다. 미국의 유명 아티스트 키스 해링이 1980년대에 그린 미키마우스가 제품에 디자인으로 적용된 것이죠. 발렌시아가에서도 헬로키티와 협업했는데요. 이는 품절 대란을 일으키기도 했죠.
3. 글로벌 시장 vs. 중국 시장
물론 이 제품들이 중국 시장에서만 발매된 것은 아닙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도 이 제품을 찾아볼 수 있었는데요.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런 컬렉션들이 아시아 시장, 특히 중국 소비자들을 겨냥해 만든 것이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사실 서양에서는 일반적으로 귀여운 캐릭터는 어린이들을 위한 것이라는 생각이 있는 것이죠. 서양에서는 귀여움보다는 '성숙함' '세련됨' 그리고 '섹시하고 유혹적'인 콘셉트가 더욱 널리 인정받고 있습니다. 이에 글로벌 시장에서도 서양 소비자들의 취향과 중국을 대표로 하는 아시아 지역의 소비자 취향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습니다.
4. 틱톡 통해 멍문화 확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