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아파트 한 채 가격이라는 '술 한 박스' 정체는?

이 세상에는 수많은 명주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명주는 서양에서 만든 것인데요. 와인을 증류해 만드는 프랑스 술, 스코틀랜드에서 만드는 스카치위스키 등이 유명하죠. 그리고 아시아권에서도 이 술들에 비견될만큼 명성 있는 술이 있는데요. 바로 '귀주마오타이주'입니다. 귀주마오타이주에는 유명한 일화가 있는데요. 1915년 파나마에서 열린 만국박람회 당시 관람객들이 양주에만 관심을 가지자 중국 담당자가 일부러 마오타이주를 바닥으로 밀쳐 깨트렸고, 바닥에 흥건한 마오타이주의 특이한 향에 이끌린 관람객들이 마오타이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인데요. 그만큼 독특하고 강한 향을 가지고 있는 고급 술이기도 합니다.

마오타이주는 중화인민공화국이 탄생한 이래 엘리트와 지배층의 전유물로도 여겨졌습니다. 이에 마오타이주는 단순한 '술'을 넘어서 사회적 도구이자 정체성의 지표로 여겨지기도 했는데요. 많은 사람들은 '마오타이주가 오래될 수록 더 가치있다'고 믿기에 마오타이주(모태주)를 이용해 '모테크'를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얼마 전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한 한 경매 낙찰가가 나오며 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바로 소더비 경매에서 마오타이주 24병이 든 박스가 100만 파운드, 우리 돈으로 약 16억 원에 팔렸기 때문입니다. 과연 이 마오타이주는 어떻게 이런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을까요?

보통 마오타이주에는 '선녀'가 등장합니다. 마오타이주의 로고에는 선녀가 하늘에서 술잔을 들고 날아오는 것을 그려두었는데요. 이 선녀는 '둔황 모가우 굴'에있던 벽화에서 그림을 따온 것이었죠. 둔황 모가우 굴은 중국 간쑤성 둔황현에 있는 불교유적인데요. 둔황은 실크로드의 관문으로 번성하던 도시였고, 당시 번영의 산물 중 하나가 세계 최대 석굴사원이었습니다. 이 석굴사원의 벽면은 모두 채색 벽화로 덮여 있었는데요. 벽화를 한줄로 전시한다면 그 길이가 54km에 이를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마오타이주의 로고도 이 벽화에서 따온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벽화는 역사적으로 한차례 위기를 맞았습니다. 바로 문화대혁명 기간(1966~1976)이었습니다. 이들이 내세운 목표는 바로 '파사구'였는데요. 이는 낡은 사상, 낡은 문화, 낡은 풍속, 낡은 관습을 타파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벽화 또한 '낡은 것'으로 여겨졌는데요. 이에 마오타이주의 로고도 변화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경매에 나온 마오타이주는 이 시기에 만들어진 것이었습니다. 이 때는 선녀 대신 해바라기 로고를 단 마오타이주를 제작한 것이었습니다. 해바라기 로고를 단 마오타이주는 1969년 처음 만들어졌고 경매에 등장한 마오타이주는 1974년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1983년까지 해바라기 마오타이주가 해외 시장에 수출되었다고 하는데요. 이에 매우 희소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죠. 특히 1974년에 생산된 해바라기 마오타이주는 특별히 수량이 적기에 더욱 희소한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당초 이 마오타이주 한 박스의 가격은 20만 파운드에서 45만 파운드로 추정되었습니다. 그러나 14명의 입찰자들이 불꽃 튀는 입찰 경쟁을 벌였고, 가격은 100만 파운드까지 치솟았습니다. 그리고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아시아 수집가가 입찰에 성공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에 병당 6,500만 원 정도의 금액으로 소더비 경매 사상 고량주 부문 최고 낙찰가를 기록했습니다. 

한편 귀주마오타이주의 주식은 지난 해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을 제치며 큰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물론 현재는 시가총액 442조로 477조의 삼성전자에 뒤지고 있지만 현재(7월 3일 기준) 세계에서 19번째로 시가총액이 큰 회사로 랭크되어 있죠. 또한 이 회사는 '중국의 삼성전자'라고 불리기도 하는데요. 꾸준히 우상향하며 투자자들에게 우량주로 인식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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