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싸 횡재다!' 뱅크시 벽화 뜯어서 억대 수익 올린 건물주 논란

전 세계를 다니며 사회 비판적인 그립니다. 그의 행동은 불법이죠. 그러나 일단 그림이 그려졌다 하면 이 그림은 아크릴로 덮일 만큼 소중하게 다뤄집니다. 주택의 담벼락에 그림이 그려지면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습니다. 이 인물은 누구일까요? 바로 얼굴 없는 예술가 뱅크시입니다. 뱅크시는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지 않고 벽화를 남기는데요. 이에 뱅크시는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자신이 그린 작품을 인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뱅크시가 그린 작품이 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바로 '훌라후프를 하는 소녀'입니다. 이 작품은 2020년 10월 영국 노팅엄의 한 주택 담벼락에 그려졌는데요. 한 소녀가 천진난만하게 훌라후프를 돌리고 있으며 이 벽화의 앞에는 뒷바퀴가 빠진 자전거가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이 자전거 또한 뱅크시의 작품 일부였는데요. 벽화 속 소녀가 자전거의 뒷바퀴로 훌라후프를 하는 것이라는 설정이었죠.

이 작품은 영국에서 코로나19가 한창이던 때 그려진 것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즐거움을 줬는데요. 자전거 바퀴가 빠진 암울한 상황이라도 이를 활용해 즐겁게 놀고 있는 아이의 모습을 그림으로써 암울한 현실이지만 이를 극복하고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가지자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작품은 곧 많은 범죄자들의 표적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시의회에서는 이 작품을 훼손하려는 사람들을 막기 위해 가림막을 설치했죠. 그러나 자전거는 어찌할 수 없었는데요. 이에 결국 몇 주가 지나지 않아 자전거는 분실되고 말았습니다.

벽화만 덜렁 남은 반쪽짜리 작품. 그리고 이 작품마저 사라졌다는 소식인데요. 바로 벽이 뜯긴 채 발견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반달리즘이나 도난이 아니었습니다. 바로 건물주가 벽을 뜯어서 작품을 판매한 것이었죠. 이 작품을 구매한 사람은 뱅크시의 미술품을 전문적으로 수집하는 콜렉터 존 브래들리였습니다. 존 브래들리는 한 인터뷰를 통해 작품을 구매하기 위해 '6자리 액수'의 돈을 썼다고 밝혔는데요. 최소 10만 파운드, 우리 돈으로 약 1억 5천만 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리고 그는 벽화를 복원해 영국 동남부에 위치한 박물관으로 옮길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큰 논란이 일었습니다. 바로 '시민들의 작품'이 없어졌다는 이유에서였죠. 특히 노팅엄 시의회에 대한 주민들의 반발이 심했는데요. 작품을 지키지 못했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그러나 노팅엄 시에서는 뱅크시의 작품이 그려진 이후 작품을 시의 다른 곳으로 옮겨 보존하는 것에 대해 뱅크시의 허락을 구했지만 뱅크시는 작품을 그대로 두기를 부탁했고, 노팅엄 시에서는 뱅크시의 의사를 존중했다며 당국은 작품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입장입니다. 또한 작품을 떼기로 한 건물주의 개인적인 결정을 존중하지만 노팅엄 시에서 뱅크시의 작품을 잃는 것이 애석하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많은 시민들이 아쉬워하는 가운데 존 브래들리는 자신의 소신을 밝혔습니다. 그는 '작품을 지켜야 한다는 말은 쉽지만 누가 관리 비용을 지불하고, 유지비, 보안비, 보험비, 복구비를 책임질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뱅크시의 작품을 오랫동안 보존하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손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죠. 작품을 위해 작품을 철거했다는 수집가 존 브래들리. 지역 사회의 보물을 잃었다며 이런 일은 있어서는 안된다는 주민들. 이들의 입장은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습니다.

한편 영국 서부 브리스톨시의 주택가에 뱅크시의 그림이 그려진 적이 있었는데요. 벽화가 그려지기 전 이 집의 매매가는 약 30만 파운드, 우리 돈으로 약 4억 3천만 원이었으나 벽화가 그려진 이후 이 집의 가격은 500만 파운드, 우리 돈으로 약 72억 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지며 큰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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