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물 사이트에서 자신의 동영상 발견한 여성이 작정하고 만든 '이것'

디지털 성범죄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그중의 하나는 불법 촬영물 유포입니다. 이런 영상물은 당사자의 동의 또는 인지 없이 배포되고 있는데요. 이 문제는 피해자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기에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불법 영상물이 노출되면 성적 사생활이 공개되는 것은 물론 인터넷상 명예훼손이나 모욕 등 2차 피해까지 유발하기 때문이죠. 피해자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하지만 사실상 온라인에 광범위하게 퍼진 영상물은 찾기도 쉽지 않습니다.

이런 피해를 당한 한 여성이 있었습니다. 바로 중국에 살고 있는 25세 여성 A씨입니다. A씨는 화창한 봄날 오후 한 남사친으로부터 연락을 받게 되었죠. A씨의 남사친은 A씨에게 세계 최대의 음란물 사이트인 폰허브에 A씨의 영상이 올라와 있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A씨는 당연히 친구가 영상을 잘못본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친구가 보낸 링크를 열어본 A씨는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자신이 미국에 살 때 찍힌 영상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영상은 7년 전에 찍힌 것이었고, A씨는 당시 10대 였습니다. 당시 A씨는 남자친구를 사귀고 있었는데요. 남자친구가 자신을 촬영했다는 사실을 꿈에도 모르고 있었죠. A씨는 정말 충격을 받았습니다. A씨는 자신이 매우 잘 교육받고 강한 여성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제 더 이상 살 수 없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죠. 이후 A씨는 극단적 시도를 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녀는 간신히 살아남았습니다. 그리고 이제 이제 맞서 싸우고 있죠. 그녀는 자신처럼 불법 영상물 유포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위해 '알렉토 AI(Alecto AI)'라는 이름의 앱을 만들었는데요. 이를 통해 온라인에 광범위하게 유출된 자신의 이미지를 찾을 수 있습니다. A씨는 또 다른 익명의 여성 4명과 함께 이 앱을 개발하고 있으며 올해 말 정식으로 앱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하네요.

알렉토 AI는 사용자들의 얼굴을 스캔하고 온라인으로 이미지를 검색하는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이 앱이 특별한 것은 피해자 본인만이 이미지를 검색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이를 위해 생체 검증 방식이 도입되고 있습니다. 즉 타인은 자신의 이미지를 검색할 수 없는 것이죠. 또한 알렉토 AI는 종단간 암호화 방식(메시지를 입력하는 단계부터 모두 암호화하는 방식)을 사용하며 서버에 데이터가 저장되지 않아 보안에 더욱 신경 썼습니다. 이에 사용자의 개인 정보를 보호하고 임의로 제삼자가 개인정보를 악용하지 않도록 하고 있죠. 

또한 앱을 통해 피해자들과 디지털 성범죄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비영리단체, 혹은 법률회사를 연결할 예정입니다. A씨는 이미 이 분야의 대표 비영리단체, 그리고 법률회사와 연락을 해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았다고 하는데요.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들이 보다 손쉽게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올해 말 공식적으로 공개되는 알렉토 AI는 현재 애플의 앱스토어에서 베타 버전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이후 이 앱은 월 사용료를 내는 유저들에게만 공개될 예정입니다. A씨에 따르면 수백만 개의 이미지를 찾기 위해 인터넷을 뒤지는 것은 매우 비싼 서버 비용을 수반하고 있는데요. 사람들에게 요금을 받지 않으면 사업을 계속할 수 없기에 부득이 돈을 받는다고 밝히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합리적인 가격이 될 것이며 다른 해결방안보다 훨씬 저렴할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일단 앱이 안정화되면 개인에게 돈을 부과받는 것이 아니라 페이스북과 같은 주요 플랫폼과 제휴를 맺어 기술 비용을 부담할 계획이라고 하네요.

A씨는 알렉토 AI를 개발하며 동시에 자신의 불법영상물에 대한 소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A씨는 불법 영상에 대해 경찰 신고를 하는 것조차 매우 어려웠다고 하는데요. 미국 내에서도 주마다 다른 법을 가지고 있고, 경찰에서도 이 사건을 우선순위로 다루지 않으며, 증거를 제시해도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실제로 A씨는 소송을 진행한 뒤 가해자가 멕시코로 도망을 갔기 때문에 사건이 종결될 것이라는 소식을 듣기도 했죠.

이후 A씨는 폰허브를 포함한 약 10개의 웹사이터에서 동영상을 삭제하기 위해 고군분투했고, 하버드 로스쿨에 다니는 친구와 연락을 한 끝에 자신을 무료로 도와줄 법률회사를 찾았습니다. A씨는 자신에게 연줄과 유창한 영어 실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고 하는데요. 만약 A씨만큼 교육을 받지 못한 누군가에게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더욱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죠. 현재 A씨의 영상은 터키의 한 웹사이트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삭제되었습니다. 

A씨는 자신이 이 사업을 하는 이유에 대해 '다른 피해자들을 돕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는데요. 다른 사람을 도와줌으로써 자신도 치유할 수 있었으며 앞으로도 그러기를 바란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한 때 그녀는 울지 않고는 말을 못 할 지경이었고, 완전한 문장도 구사하지 못할 정도로 피폐한 심리 상태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는 자신이 앱을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밝히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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