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3억 원의 명품 와인' 라벨을 그린 유일한 한국인 작가가 다시 주목 받는 이유는?

이 와인을 비유한다면 한 장의 명화

해 질 녘 하늘에 끝없이 울려 퍼지는 종소리에서 신의 목소리를 느끼고는

조용히 머리를 숙이는 농부 부부를 그린 그 그림은

"만종"

 

와인을 소재로한 인기 만화 <신의 물방울>에서 이 와인을 설명한 부분입니다. 마치 그림 <만종>이 떠오르는 이 와인의 이름은 바로 '샤또 무통 로쉴드'입니다. 이 와인은 생산연도에 따라 최소 50만 원에서 최고 3억까지 호가하는 명품 중에서도 명품 와인인데요.

피카소 라벨(좌), 미로 라벨(중간), 앤디 워홀 라벨(우) / 출처 : Chateau Mouton Rothchild

이 와인은 매년 저명한 화가가 라벨을 그리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살바도르 달리(1958년), 호안 미로(1969년), 마르크 샤갈(1970), 바실리 칸딘스키(1971년), 파블로 피카소(1973년), 앤디 워홀(1975년), 키스 해링(1988년) 등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알만한 예술가가 이 와인의 라벨을 장식했습니다.

 

바꿔 말하면 이 와인의 라벨 디자인의 의뢰를 받았다는 것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화가가 되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화가들은 라벨 디자인에 대한 댓가로 돈 대신 와인을 받는 것으로도 유명한데요.

이우환이 디자인한 와인 라벨 / Chateau Mouton Rothchild

우리나라의 작가 중에서도 샤또 무통 로쉴드의 라벨을 디자인한 사람이 있을까요? 정답은 "Yes"입니다. 한국인 최초이자 지금까지 유일하게 한국인으로 이 와인의 라벨 디자인을 맡았던 화가가 있는데요. 바로 한국이 자랑하는 작가 '이우환'입니다. 2013년 그가 디자인한 라벨을 보면 마치 붓으로 스윽 칠한 것 같이 보이는데, 이는 오크통 안에서 와인이 숙성되며 풍미가 풍성해지는 과정을 표현한 것이라고 합니다.

Chateau Mouton Rothschild

2013년 주목받았던 이우환이 한번 더 와인 그리고 미술 애호가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바로 그의 디자인이 담긴 2013년 샤또 무통 로쉴드가 포함된 한정판 케이스가 생산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케이스는 전 세계적으로 딱 75개만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출처 : Chateau Mouton Rothchild

그렇다면 이 한정판 케이스 안에는 어떤 와인들이 들어가게 되까요? 총 다섯 병의 와인이 들어가며 그 중의 한 병은 이우환이 디자인한 라벨이 붙어있는 무통 로쉴드 2013년 산입니다. 나머지 네 병은 △무통 로쉴드 2005년 산(주세페 페노네 디자인) △무통 로쉴드 2007년산(베르나르 브네 디자인) △무통 로쉴드 2009년산(아니쉬 카푸어 디자인) △무통 로쉴드 2010년산(제프 쿤스 디자인)이며 총 다섯 개의 와인이 특별히 디자인된 한정판 우드 케이스 안에 들어가 주인을 기다릴 예정입니다.

그렇다면 이 와인들은 어떤 기준으로 한정판 케이스에 들어가게 된 것일까요? 이곳에 포함된 화가들은 하나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들은 바로 '베르사유 궁전'에서 자신의 작품을 전시한 적이 있던 작가들입니다. 그리고 무통 로실드 측에서는 경매에서 얻은 수익금을 베르사유 궁전 재건에 기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로쉴드의 회장은 "국제적으로 잘 알려진 두 가지 예술의 상징을 한데 모으는 한정판 케이스를 출시하여 베르사유 궁전의 재건을 돕는 것은 우리의 오랜 바람이었습니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왼쪽부터) 아니쉬 카푸어, 제프 쿤스, 주세페 페로니, 베르나르 브네, 이우환의 디자인

이 와인 다섯 병이 들어가 있는 한정판 케이스는 소더비에서 경매에 부쳐질 예정입니다. 이미 4월 1일 홍콩에서 경매가 진행되었고 4월 17일에는 런던에서, 5월 4일에는 뉴욕에서 경매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4월 1일 홍콩에서 이 와인 다섯 병이 든 케이스는 얼마에 낙찰되었을까요? 약 330만 원에서 1600만 원 사이의 낙찰가를 예상했으나 무려 HKD 297,600, 우리 돈으로 약 3천만 원에 가까운 금액으로 낙찰되었습니다. 깜짝 돌풍을 일으킨 이 와인 세트는 이어서 있을 런던 소더비, 뉴욕 소더비에서는 가격이 더 뛸 것으로 예상됩니다.

베르사유 궁전 / 출처 : Chateau de Versailles

경매 낙찰자는 한 명의 동반자와 함께 샤토 무통 로쉴드를 개별적으로 방문해 와인을 테이스팅 할 기회도 덤으로 얻게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2019년 9월 21일 베르사유 궁에서 열릴 예정인 베르사유 셀레브레이션 갈라 디너에도 초대됩니다.

 

미술과 와인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매해 어떤 화가가 샤토 무통 로쉴드의 라벨을 눈여겨 보는 것은 어떨까요? 좋아하는 화가가 라벨을 장식한다면 한병 구매해두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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