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이상한가?' 만드는 건물마다 디자인이 에로틱해 난리난 도시

타워브리지, 빅 벤, 버킹엄궁의 도시 런던이 바뀌고 있습니다. 고딕 양식의 전통적이고도 고즈넉한 느낌을 자아내는 이 건물들 대신 새로운 도시의 상징이 생겨나고 있는데요. 새로운 상징물이 된 도시의 고층빌딩의 모습이 다소 독특하고 무언가를 연상시켜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입방아에 오르고 있습니다.

 

먼저 2004년 준공된 빌딩입니다. 2000년 런던 시장 리빙스톤은 런던의 랜드마크를 만들어 도시의 이미지 변화를 시도했는데요. 그의 예측은 꼭 들어맞은 것 같습니다. '30 세인트 메리 액스'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이 빌딩은 강철과 유리로 이루어져 있으며 최상층에는 런던 시내를 360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 빌딩을 만들겠다는 계획이 발표되자마자 런던 시민들의 극렬한 반대가 시작되었습니다. 이유는 여러 가지였는데요. 이 중 가장 주된 이유는 이 건물의 모양 때문이었습니다.

총알, 오이지와 비슷하다는 의견에 더해 이 건물이 다소 외설적이라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이미 이 빌딩은 '거킨 타워(Gherkin Tower)'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기도 하는데요. 사실 이 빌딩의 외관은 디자인적인 요소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 빌딩은 공기역학적인 기술을 사용해 신선한 공기를 최대한 건물 내로 들일 수 있도록 나선형 벽으로 둘러싸이게 되었으며 그에 따라 이러한 외형이 생겼다고 합니다. 

 

*거킨(Gherkin) : 오이 피클을 만드는 작은 오이

London On The Inside

2012년 이탈리아의 유명 건축가 렌조 피아노가 설계한 '더 샤드(The Shard)'가 먼저 포문을 열었습니다. '롯데월드타워' 닮은 꼴로도 유명한 더 샤드는 유럽 연합(EU)에서 가장 높은 건물입니다. 여타 다른 전망대가 유리벽으로 둘러싸인 것과는 달리 이 건물의 맨 꼭대기 층은 유리벽도, 천장도 없어 런던의 전경을 매우 깨끗하게 볼 수 있어 매우 유명한 곳입니다. 이곳 또한 별명이 있습니다. 바로 '소금통'인데요. 입구가 좁은 소금통과 유사하게 생겨 이런 별명이 붙었습니다. 

Foster + Partners

최근 런던의 스카이라인을 바꿀 빌딩 하나가 더 승인을 받았습니다. 이 빌딩 또한 세계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습니다. 이 또한 외형 때문인데요. 아직 피지 않은 튤립의 꽃봉오리 모양일 닮은 이 빌딩은 현재 '튤립'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The Architects' Journal

그러나 사람들은 이 빌딩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튤립보다는 면봉, 버섯을 더 닮았다는 조롱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 빌딩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외국 싸이트에서 진행했는데, 이 빌딩이 튤립을 닮았다고 답한 사람은 18%에 불과했으며 면봉을 닮았다고 답변한 사람은 29%, 버섯이라고 답한 사람은 4%에 불과했습니다.

The Architects' Journal

특히나 이 빌딩을 설계한 사람은 바로 '거킨 빌딩'을 설계한 건축가와 동일인물이기 때문에 이러한 논란이 더욱 거세지고 있는데요. 이 두 건물을 설계한 건축가는 '노먼 포스터'입니다. 사람들은 이 건물이 '거대한 정자' '남성의 성기' 모양이라며 런던이 '에로틱 시티'가 되는 것을 반대한다는 의견을 주로 내고 있습니다. 

Foster + Partners

이 건물이 완공된다면 런던에서 두번째로 높은 건물이 됩니다. '튤립'의 가장 큰 특징은 '외부'에 유리 곤돌라가 설치될 예정이라는 것입니다. 콘크리트 수직 구조 위에 유리로 만들어진 글라스 버드(유리 싹)가 있으며, 버드 위에 이 유리 곤돌라가 설치되는 것입니다.

Foster + Partners

 

현재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빌딩이지만, 많은 혁신적인 건물이 그렇듯 이 건물이 개장한다면 런던의, 나아가 유럽의 상징이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미술처럼 많은 상상력과 해석을 불러일으키는 건물들 흥미롭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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