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 공포증 있으면 절대 못 본다는 쿠사마 야요이의 예술 세계

쿠사마 야요이를 아시나요? 만약 이 이름이 친숙하지 않다면 검은색 물방울무늬가 있는 노란 호박 작품은 본 적이 있으신가요? 이 호박은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으로 아마 누구나 한 번쯤은 본 적이 있을 것 같습니다. 쿠사마 야요이는 일본의 대표적인 아티스트인데요. 5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작품 활동을 하며 2003년 프랑스 예술 문화 훈장을 받았으며, 약 2000년 외무부장관 표창 및 2001년 아사히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승승장구하는 쿠사마 야요이. 그러나 그녀에게 있어 예술은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쿠사마 야요이는 '나는 나를 예술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유년시절에 시작되었던 장애를 극복하기 위하여 예술을 추구할 뿐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실제로 자신의 정신질환을 극복하기 위해 생존의 도구로 예술을 택한 것이었죠.

쿠사마 야요이는 어린 시절 부터 정신 질환을 앓고 있었지만 이를 병이라고 생각하지 못한 가족들은 어린 쿠사마 야요이를 체벌로 엄격하게 훈육했습니다. 거기에 더해 쿠사마 야요이의 아버지는 집을 나갔고, 어린 쿠사마는 강박증에 시달리게 되었죠. 어느 날 집안의 빨간 꽃무늬 식탁보를 본 뒤 쿠사마는 눈에 남은 잔상이 온 집안에 보이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꽃무늬는 둥근 물방울무늬가 되어 눈앞을 떠다녔는데요. 이는 쿠사마 야요이 작품이 나오는 물방울무늬의 모티프가 되었습니다.

쿠사마 야요이와 물방울 무늬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었으며, 물방울무늬는 쿠사마 야요이의 상징 중의 하나가 되었는데요. 이에 많은 물방울무늬 작품을 내놓기도 했죠. 우리나라에서도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을 볼 수 있는 곳이 여러 군데 있는데요. 그중 가장 대표적인 곳은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파라다이스시티 로비에 전시된 거대한 노란 호박 'Great Gigantic Pumpkin'입니다. 또한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도 조금 더 규모가 작은 호박을 볼 수 있으며 제주 본태 박물관에서는 '무한거울방'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작품을 망라할 수 있는 전시가 열리는 곳이 있다고 하는데요. 바로 독일의 그로피우스 바우(Gropius Bau)입니다. 이곳에는 3,000평방미터에 이르는 전시 장소가 있으며 이곳은 모두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들로 채워진 것이죠. 이곳에는 호박 뿐만이 아니라 본태박물관에 있는 무한거울방, 그리고 물방물 무늬가 있는 11미터짜리 분홍색 촉수 작품도 설치되어 있습니다. 쿠사마 야요이가 만든 대부분의 작품은 물방울무늬가 있는데요. 이에 환 공포증이 있다면 정말 괴로운 전시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이번 전시는 쿠사마 야요이의 예술활동 전반을 다룬 것으로 지금까지 쿠사마 야요이 단독 전시 중에서는 최대 규모라고 합니다. 우리가 직접 독일 베를린으로 갈 수는 없지만 사진을 통해 함께 그녀의 작품세계를 만나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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