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색 물방을 무늬가 있는 노란 호박 작품을 본 적이 있으신가요? 이 작품은 쿠사마 야요이가 만든 것으로 아마 누구나 한번쯤은 본 적이 있을 것 같습니다. 쿠사마 야요이는 일본의 대표적인 아티스트인데요. 5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작품 활동을 하며 2003년 프랑스 예술 문화 훈장을 받았으며, 2000년 외무부장관 표창 및 2001년 아사히상을 수상하기도 한 일본의 대표적인 아티스트입니다.
그만큼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도 비쌉니다. 2014년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 '인피니티 네트'는 71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82억 1,000만원에 팔리기도 했는데요. 이는 생존 여성 아티스트 중 역대 경매 낙찰가 1위에 해당되는 금액이었죠. 그리고 얼마 전 이 비싼 작품이 파손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과연 어떤 일이었을까요? 바로 일본을 강타한 태풍 때문이었습니다.
파손된 작품을 소장하고 있던 곳은 바로 일본 시코쿠 가가와현 나오시마 섬에 위치하고 있는 미술관 베네세 하우스였습니다. 베네세 하우스에서는 쿠사마 야요이의 대형 호박 조각을 해변 부두에 설치해두었는데요. 9호 태풍 루핏이 강타하며 호박이 바다로 빠진 것이었죠. 이 작품은 높이 2미터, 지름 2.5미터의 크기이며, 강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원래 이 작품은 바다에 인접해 있기에 작품을 고정시키는 장치가 있는데요. 태풍으로 인해 이 장치에 문제가 생기며 작품이 바다로 빠져버린 것이죠.
설상 가상으로 작품은 세 조각으로 쪼개져 해안으로 밀려왔습니다. 다행히 작품은 태풍에서 건져올려졌고, 현재는 베네세 하우스에서 보관 중이라고 합니다. 또한 앞으로 이 작품을 복원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실 일본은 태풍이 자주 지나다니는데요. 이에 미술관 측에서는 태풍 소식이 있을 때마다 호박을 옮기곤 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갑자기 태풍의 경로가 바뀌었고, 예상외로 파도가 거셌으며, 만조 때 파도가 조형물을 덮쳤는데요. 이에 미술관 관계자들은 당황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편 아트스페이스 선에서는 2021년 8월 11일부터 9월 23일까지 국내 여러 개인 소장자의 쿠사마 야요이 작품을 대중에게 공개하는 <쿠사마 야요이 : 오리엔탈의 빛> 특별전을 선보이고 있는데요. 이 전시를 통해 평면, 입체 작품 20여점이 대중들에게 공개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