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미술관에서 촌스러운 90년대 스타일 랩 선보인 이유는?

'구겐하임 미술관'을 아시나요? 구겐하임은 뉴욕뿐만이 아니라 베네치아, 베를린, 빌바오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중 빌바오에 위치한 구겐하임 미술관은 세계적인 건축가 프랭크 게리가 설계했으며 지금까지 미술 애호가들과 관광객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곳이죠.

이곳에는 마치 마스코트와 같은 대형 작품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꽃으로 뒤덮인 강아지 모양의 설치 작품입니다. 이 작품의 이름은 <PUPPY>인데요. 이 작품은 '가장 비싼 현대 미술가' 혹은 '앤디 워홀의 후계자'로 불리는 제프 쿤스(Jeff Koons)의 작품입니다.

사실 이 작품은 제프 쿤스가 어려웠던 시절 재기에 성공할 수 있도록 해 준 작품인데요. 제프 쿤스가 포르노 스타이면서 전직 이탈리아 국회의원이었던 치치올리나와 결혼한 이후 1990년 자신들의 성행위를 묘사한 조각으로 예술계에서 왕따 신세를 면치 못했지만 이후 <PUPPY>를 제작하고, 빌바오 구겐하임에서 이 작품을 선정, 구입하면서 재기에 성공하게 해 준 것이죠. <PUPPY>는 1997년에 빌바오 구겐하임에 입성하게 되었습니다. 미술관장은 홍보 영상을 통해 '이 작품은 빌바오 시의 아이콘'이라고 밝히며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죠.

이 강아지는 12미터 높이이며 이곳에는 2만 개의 화분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꽃의 종류 또한 다양합니다. 메리골드, 베고니아, 봉선화, 페튜니아, 로벨리아 등이 사용되었으며, 이에 계절마다 꽃이 피고 지고, 그에 따라 색과 형태가 끊임없이 바뀌게 되는 것이죠. 이 작품은 안쪽에 정교한 관계 시설이 구비되어 있는데요. 작품이 만들어진지 30년이 넘었기에 내부의 파이프들이 교체되어야 한다고 하네요.

이에 빌바오 구겐하임에서는 10만 유로, 우리 돈으로 약 1억 3,500만 원 정도의 크라우드 펀딩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물론 빌바오의 아이콘이었지만 이 모금활동은 잘 이루어지지 않았죠. 캠페인이 시작된 지 2개월 만에 28,000 유로, 우리 돈으로 약 3,800만 원 정도밖에 모으지 못한 것이죠. 이는 목표 금액의 1/4을 조금 넘는 금액입니다. 이에 미술관 측에서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자 한 프로젝트를 공개했습니다. 바로 '랩 영상'이었습니다.

이들은 빌바오에서 태어난 래퍼 MC Gransan을 섭외했습니다. 그는 P.U.P.P.Y를 외치며 박물관 앞에서 랩을 했고, 중간중간 작품 <PUPPY>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랩의 내용은 다소 직설적인데요. 'P하고도 U, 그리고 P하고도 P U' '날 죽이지 말아 줘' '날 살려줘' 등의 내용이었습니다.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영상은 90년대 힙합씬에서 자주 보이던 뮤직비디오 스타일로 촬영되었는데요. 다소 촌스럽다는 평가가 이어지며 더욱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어떨까요? 그리 좋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많은 네티즌들이 정말 '오글거린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편 이 작품의 복원 작업은 9월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제프 쿤스는 구겐하임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 작품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는데요. 그는 '유럽의 바로크 대성당을 방문한 후 대칭성과 비대칭성, 영원과 덧없는 것 사이의 균형을 이루는 방식에 영감을 받았다'라고 작품의 제작 동기에 대해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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