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금호아시아나 그룹은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앞서 금호아시아나 그룹은 박삼구 전 회장의 영구 퇴진과 박 전 회장 일가의 금호고속 지분을 담보로 설정하여 5천억 원의 자금 지원을 요청하였습니다. 하지만 산업은행은 이로는 부족하다고 느꼈습니다. 자금 지원을 받기 위해 특단의 자구책을 요구받은 금호아시아나 그룹은 고민 끝에 핵심 계열회사인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과 같이 국내에서 두 개 밖에 없는 대형항공사(FSC)로 에어서울과 에어부산을 자회사로 두고 있습니다. 매각이 진행되면서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인 에어서울, 에어부산 직원들은 혼란과 기대가 교차하고 있습니다. 어디에서 인수하느냐에 따라서 자신들의 복지와 급여 등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인데요. 여기에다가 아시아나항공의 금호아시아나 그룹은 재계 순위에서 항상 대한항공의 모회사인 한진그룹(14위)을 넘지 못해,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이 이번에야 야말로 대한항공을 넘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며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 바라는 기업의 CI 로고를 붙이기도 했습니다. 아시아나 항공 직원들이 기대하는 미래의 아시아나 모습을 알아보겠습니다.
1. SK그룹 (재계 3위)
SK그룹은 많은 언론사에서도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해 가장 언급이 많이 되고 있습니다. 기업인수합병에 필요한 현금을 충분히 가지고 있는 데다 지난해부터 아시아나항공 인수설이 끊이지 않아서인데요. 지난 2018년 7월 17일 SK그룹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한다는 기사가 나왔으나 당시 최태원 회장은 사실무근이라고 답변하였습니다.
그러나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날 리는 없습니다. 당시 SK텔레콤 박정호 사장은 그룹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공식 논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최규남 전 제주항공 대표를 수펙스추구협의회 부사장으로 영입하여 'SK 그룹 항공사 인수설'에 더욱 불을 지폈습니다.
SK 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다면 많은 분야에서 시너지가 날 것으로 예상도비니다. 먼저, 유가와 환율의 변화에 매우 민감한 항공업계의 특성상 정유회사인 SK이노베이션은 유가상승 시 수익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 상호 보완이 기대됩니다. 항공화물 분야에서는 SK 하이닉스 반도체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고, SK네트웍스가 운영하는 워커힐호텔과 연계한 항공+호텔의 관광상품 출시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2. 한화그룹 (재계 7위)
한화그룹은 얼마전 신규 항공사로 선정된 LCC 에어로케이에 한화테크윈과 한화인베스트먼트가 각각 80억 원을 투자해 지분율 22%를 확보한 바 있습니다. 항공기 엔진사업을 하고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통해 항공기 부품 및 정비사업에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으며, 한화갤러리아 면세점과도 항공업과 시너지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한 것입니다. 하지만 그 당시 국토교통부가 국적 항공사간 과다경쟁 등을 우려해 면허 발급을 불허하면서 에어로케이로부터 투자금 160억 원을 회수한 바 있습니다. 한화 그룹의 '항공사에 대한 관심'을 잘 보여주는 사건이 아니었난 생각됩니다. 지주사 한화의 작년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이 3조 원에 가까워 항공사 M&A마다 매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3. 신세계 그룹 (재계 11위)
항공 산업 진출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있는 신세계그룹은 지난 2015년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이 매물로 나왔을 때 인수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2017년에는 티웨이항공 인수를 위해 최대주주인 예림당과 협상을 하였지만 무산되었는데요. 이에 그치지 않고 자회사인 신세계DF는 얼마 전 신규 항공사로 선정된 LCC 플라이강원에 지분을 투자한 바 있을 정도로 항공업에 대한 관심이 지대합니다.
4. CJ 그룹 (재계 13위)
유통기업이 항공사를 거느릴 경우 물류망 확대는 물론 면세점 확보에도 유리할 수 있어 CJ그룹 역시 유력한 인수후보자로 보입니다.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경우 CJ대한통운을 필두로 한 물류사업 확장 추진 시 항공물류 분야까지 사업을 확장할수 있습니다. 게다가 CJ헬로비전을 LG유플러스에 8000억에 매각하여 대규모 현금 확보가 가능하며, 보유 부동산 매각 등으로 인수자금을 충분히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인수를 타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시아나 항공의 미래 모기업으로 또 다른 많은 회사들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제주항공을 보유하고 있는 애경그룹, 호텔과 면세점 등 관광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노릴 수 있는 롯데그룹과 호텔신라 등도 있습니다. 최대 2조 원 안팎의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되는 이번 인수는 대규모 자금을 동원할 수 있는 재계 서열 10위권 내외 대기업들로 인수 후보가 압축되고 있는데요. 30여 년 만에 처음 나온 국적항공사의 새 주인은 누가 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