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3년 전인 2018년 10월. 미술계는 '이 사건'으로 인해 떠들썩했습니다. 바로 영국 런던 소더비 경매장에서 한 작가의 작품이 훼손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작품은 '얼굴 없는 작가'로도 유명한 뱅크시의 작품 '풍선과 소녀'였죠.
이 작품은 우리 돈으로 약 15억 4,000만 원에 낙찰되었는데요. 이에 경매사가 망치를 '땅' 내려치는 순간 액자 속 그림이 밑으로 흘러내리며 갈려 나갔습니다. 그리고 경매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15억 원짜리 그림이 한순간에 파손되었기 때문입니다.
이후 뱅크시의 공식 SNS에는 뱅크시가 직접 액자에 파쇄기를 설치하는 장면, 그림이 파쇄되자 사람들이 놀라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올라왔는데요. 이는 바로 뱅크시가 가격으로 그림의 가치를 재단하는 경매 시스템을 비판하는 퍼포먼스였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또한 뱅크시는 '파괴하려는 충동 역시 창조의 충동'이라는 말도 남기며 자신의 퍼포먼스에 대해 설명했죠.
이후 작품은 뱅크시의 공식 작품 보증기관이자 작품 판매를 주관하는 기관인 '페스트 컨트롤'을 통해 뱅크시의 진품임을 다시 인정받고 새로운 작품명을 얻기도 했습니다. 바로 '사랑은 쓰레기통에(Love is in the Bin)'이었습니다.
3년 전 미술계를 떠들썩했던 이 작품이 다시 경매장으로 돌아왔습니다. 이 작품은 10월 4일 뉴본드 스트리트의 소더비에서 판매되었는데요. 3년 만에 이 작품이 얼마에 팔릴지 예술계는 떠들썩했습니다. 일각에서는 400만 파운드에서 600만 파운드, 우리 돈으로는 약 64억 원에서 96억 원 정도가 아닐까 예상했죠. 이에 작품이 경매에서 최소 가격에 팔리더라도 이전 가격의 거의 4배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가격은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습니다. 바로 1,870만 파운드, 우리 돈으로 약 302억 7,000만 원에 낙찰된 것이죠. 이는 경매에서 팔린 뱅크시의 작품 중 최고가 기록입니다. 당시 경매장은 매우 뜨거웠다고 하는데요. 소더비에 따르면 9명의 사람들이 10분 이상 경매가를 내놓았고, 결국 아시아의 한 콜렉터가 이 작품을 가져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