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10배 성장' 중국 MZ 세대가 중고 명품에 환장하는 이유

2년여간 이어져온 코로나19. 소비는 위축되고 여행 등 일부 업계는 사장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급성장한 분야도 있는데요. 명품도 그중의 하나입니다. 해외여행이 금지되며 사람들은 소비 분출구를 찾았고, 명품이 제대로 수혜를 입은 것이죠. 

우리나라만 이런 현상을 보이는 것은 아닙니다. 중국 또한 명품에 대한 관심이 뜨겁게 타오르고 있습니다. 중국 세계 명품 시장 점유율은 2019년 11%에서 2020년 20%로 약 두 배 증가했는데요. 세계 명품 시장 판매액이 지난해 23% 감소한 것을 고려한다면 매우 놀라운 수치입니다. 컨설팅 회사 베인 앤드 컴퍼니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명품 판매액은 3천500억 위안, 약 59조 5,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했다고 하네요. 

이런 가운데 중국의 명품 중고거래 시장 또한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유명 명품 거래 플랫폼인 바오다스의 CEO에 따르면 지난 2020년 8월 매출은 2020년 초 대비 무려 400% 올랐으며, 또 다른 명품 중고거래 플랫폼인 훙부린의 지난 1년 사이 월간 거래액(GMV)은 무려 10배가량 올랐습니다. 또 다른 플랫폼 페이위 또한 100%의 연평균 성장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명품 중고거래의 중심에는 바로 MZ 세대들이 있습니다. 중국국제경영대학교와 중고 명품 판매 플랫폼 이셰이파이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고 명품 구매자의 대부분은 30세 미만이라고 합니다. 이셰이파이의 2019년 데이터에 따르면 중고 명품 구매자의 76%는 36세 미만이며 11%는 19세 미만이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훙부린의 고객 중 70% 이상은 1990년 이후에 출생했다는 데이터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중고 명품에 열광하는 걸까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가장 주요한 이유는 '가격'인데요. 젊은 구매자들은 기성세대들보다 금전적인 여유가 많지 않기에 중고 명품을 찾는 것이죠.

이뿐만이 아닙니다. 중국의 MZ 세대들은 '중고'라는 것에 큰 선입견이 없는 것도 이유 중의 하나입니다. 현재 중국 중고 명품 시장 규모는 일본이나 미국에 비하면 현저히 적은 비중입니다. 일본의 경우 전체 명품 시장의 28%가 중고 재판매로 이루어져 있으며, 미국의 경우 중고 명품 시장이 31%에 달하지만 중국의 경우 전체 럭셔리 시장 거래액의 5%에 불과합니다. 이는 중국인들이 '중고=싸구려'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죠.

그러나 MZ세대는 한국과 일본에서 중고 명품에 대한 인식을 잘 알고 있고, 이를 받아들이고 있는데요. 이에 이들은 중고 명품을 지칭할 때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뉘앙스를 가진 단어인 '얼쇼우(二手)' 대신 '중구(中古)'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이 단어는 일본어 '츄코(ちゅうこ)'에서 온 것인데요. 이 단어는 '오래되었지만 고품질의 물건'을 뜻하고 있습니다. 

MZ 세대의 환경 의식 또한 중고 명품 선호도를 올리고 있습니다. 퍼스트 인사이트의 2019년 12월 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Z세대 소비자들은 지속 가능한 소비를 선호하며 이를 위해 10%의 비용을 더 지출할 의사가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런 중고 명품을 구매함으로써 윤리적인 소비 의식을 드러내고,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자원 선순환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죠. 

중국 명품 구매자들은 대부분 명품을 처음 구매하는 사람들이기에 처음에는 새 제품을 구매할 수 있으나, 이들의 명품 구매가 반복되며 중고 명품도 괜찮을 것 같다는 인식이 확신되고 있습니다. 이에 앞으로도 중국에서는 젊은 소비층을 중심으로 중고 명품 수요가 계속 성장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전체 럭셔리 소비의 5%에 불과한 중국의 중고 명품 시장은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지 전 세계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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