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여성 억만장자(10억 달러, 약 1조 2,000억 원 이상의 자산가)의 3분의 2가 살고 있는 곳, 여성 CEO의 비율이 두 번째로 높은 곳은 어디일까요? 미국, 혹은 유럽의 어느 나라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곳은 바로 중국입니다. 중국의 여성 파워는 우리가 상상한 것 이상인데요. 이에 '타징지'라는 신조어가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타징지'는 2019년 중국 교육부가 공시한 170개 신조어 중 하나로 등록된 단어인데요. 중국에서 차지하는 여성의 경제와 사회적 지위 상승 등을 일컫는 단어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여성 부호들이 늘어나며 많은 럭셔리 브랜드들이 혜택을 받는 것은 매우 당연한 수순입니다. 실제로 지난 몇 년 간 여성 부호들은 럭셔리 브랜드의 가방, 의류, 보석 등을 사들이기 시작했는데요. 이에 중국 내에서 럭셔리 브랜드의 매출이 급격히 성장하기도 했죠.
그리고 중국 여성들의 지출이 증가하며 혜택을 받을 또 하나의 품목이 있습니다. 바로 '주류'입니다. 음주는 중국 전역에서 점점 더 성 중립적으로 변하고 있는데요. 스위스에 본사를 둔 글로벌 금융 기업 UBS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내에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여성의 음주가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맥주와 바이주는 새로운 맛의 주류를 시도하는 중국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고 하네요.
프리미엄 주류 시장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홍콩과 중국에서 열리는 소더비 주류 경매에서는 최근 5년간 여성 구매자가 매년 55%씩 증가하 있습니다. 특히 중국의 밀레니얼 세대 여성들이 프리미엄 주류를 마시는 비율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요. 코냑 브랜드 레미 마틴에서 출시하는 루이 13세의 담당자인 모건 드 프레모렐(Morgan de Premorel)은 '서구권에서 코냑은 남성들의 주류라고 여겨지지만, 중국에서는 바이주와 같이 도수가 센 술을 마시는 것을 고려했을 때 중국 여성들이 코냑을 마시는 비율이 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위스키도 마찬가지입니다. 세계적인 주류 연구기관인 IWSR(International Wine and Spirit Record)의 책임자 쏘스텐 하트만(Thorsten Hartmann)에 따르면 현재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라고 하는데요. '젊은 세대들이 위스키에 대해 배우기 시작했으며, 세계 4위의 스카치위스키 시장이 된 중국에서 여성과 밀레니얼 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경제력이 높아지며 자연스레 고급 주류, 특히 증류주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중국 여성들. 그러나 이 시장에 장밋빛 전망만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중국 지도부가 '공동부유'를 강조하며 2013년 시진핑이 실시한 반부패 운동과 같은 사례가 다시 한번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당시 중국에서는 사치스러운 선물을 주고받는 등의 일이 금기시되며 럭셔리 브랜드 수입의 55%가 감소했습니다. 그리고 보석, 시계뿐만이 아니라 프리미엄 주류도 큰 타격을 입은 적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