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스카이캐슬?' 닭피 주입하는 중국의 강남 학부모들

아이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녀의 양육 방식에 대한 고민을 합니다. 특히 아이의 자율성을 존중해야 하는지, 아니면 아직 자기 조절 능력이 미숙한 아이를 위해 부모가 이끌어줘야 하는지 사이에서 갈팡질팡 하는 부모들이 많이 있을 것 같습니다.

10년 전에는 '타이거 맘'이라는 양육 방식이 유행하기도 했는데요. 이는 엄격하게 훈육하고 간섭하면서 자녀를 혹독하게 교육하는 어머니를 지칭하는 것입니다. 이는 미국 예일대의 에이미 추아 교수의 저서 <호랑이 엄마의 군가>라는 책을 통해 소개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방식으로 큰 딸 소피아가 2011년 하버드대와 예일대에 동시에 합격하며 '타이거맘'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사실 이 방식은 미국으로 이민간 중국 교포 1세대들이 자녀에게 사용하는 방식이었는데요. 자녀들이 미국의 일류 대학에 다수 입학하며 매우 효과적인 방식으로 일컬어졌습니다.

10년이 지난 오늘날 극성스러운 중국 부모들이 모두 '타이거맘'으로 통칭되는 것은 아닙니다. 요즘에는 아이들에게도 특정 동물이 수식어로 붙는데요. '닭'이라 불리는 아이들은 평범한 지능과 집중력을 가지고 있지만 수많은 방과 후 수업과 과외 등을 열심히 하며 좋은 성적을 받는 아이를 뜻하며 '개구리 아이'는 뛰어난 재능이 없는 아이이지만 주입식 교육을 받아 평균 성적을 유지하는 아이를 뜻합니다. 그리고 많은 부모들은 '암소 아이'를 원하는데요. 암소라 지칭되는 아이들은 선천적으로 재능이 있고, 열심히 공부해 성적이 좋고 각종 대회에서 상을 휩쓸어오는 아이들을 뜻합니다.

여기에서 많은 아이들은 '닭'에 속하는데요. 이에 현재 중국, 그리고 미국 내에 있는 중국계 부모들 사이에서는 '닭피육아'가 유행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1960년대 말부터 수탉의 피를 근육주사로 맞으면 활력이 솟는다는 미신이 퍼졌고, 1980년대까지 닭피주사가 유행했습니다. 현재 중국 부모들의 교육열이 마치 아이들에게 닭피를 수혈하듯 맹목적이라는 것을 빗댄 단어이죠. 

닭피 육아 혹은 '지와'가 가장 먼저 시작된 곳은 중국의 '강남'이라 불리는 베이징의 하이뎬구입니다. 하이뎬구는 중국 교육의 중심인 베이징에서도 교육으로 유명한 지역인데요. 베이징대학, 칭화대학 등 명문대를 포함한 대학들이 밀집해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하이뎬구 출신의 대학생 줄리아 왕은 한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고등학교 때 C++와 파이썬이라는 코딩 언어를 배웠다고 하는데요. 현재 하이뎬에서는 미취학 아동들이 아이패드로 프로그래밍을 배우고 있다고 합니다. 하이뎬구는 IT의 중심지이기도 한데요. 이에 이들은 4차 산업 시대에서 앞서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받고 있는 것이죠.

놀라운 것은 하이뎬구에 수많은 국제학교와 사립학교 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닭피부모'들은 지역 공립학교에 보내기를 희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바로 이 공립학교에서 중국판 수능인 가오카오를 대비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국제학교에서는 SAT 등을 준비시키고 있죠. 이에 공립학교에 진학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하네요.

성적뿐만이 아닙니다. 프로그래밍을 필두로 승마, 골프, 글짓기 등의 활동도 활발히 시키고 있습니다. 16세의 한 '닭 아이'는 공부뿐만이 아니라 지역 특수 교육 센터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학교에서 인식 개선 캠페인을 하며, 인턴십에 참가하고, 디자인과 미술 대화에 참가하며 자신의 스펙을 단단하게 하나하나 쌓아 올려가고 있습니다. 이 아이는 자신이 '닭피 육아의 산물'이라고 하는데요. 이에 자신은 '다 자란 닭'이 된 것 같다고 합니다.

한편 지난 8월 중국 당국에서는 방과 후 사교육을 금지하며 닭피 부모들에게는 한 차례 위기가 왔습니다. 그러나 사교육 업체에서는 '교과과정'이라는 단어를 빼고 운영을 알음알음 이어가고 있으며, 어떤 곳에서는 아이들 대신 부모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했습니다. 이에 부모들이 자신의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는 것이죠. 일부 가정에서는 '보모'로 가장한 가정교사를 고용하기도 합니다. 

내 아이가 '암소'이길 바라지만 '닭'임을 인정하고 닭피를 끊임없이 주입하는 중국의 학부모들. 이런 학구열은 그리 낯설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요. 과연 이런 교육 열풍은 아이의 인생 전반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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