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샤, 더페이스샵 자리 뺏은 중국 뷰티 브랜드가 망하고 있는 이유

현재 BTS, 블랙핑크 등이 이끌고 있는 한류 열풍은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2010년부터 한류 열풍은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되었는데요. 덩달아 K뷰티 또한 인기를 얻었습니다. 당시 미샤, 더 페이스샵 등의 중저가 브랜드가 아시아권에 진출했고, 큰 흥행을 거뒀습니다. 특히 이런 브랜드는 중국의 보따리상인 따이거우가 사랑하는 아이템이었죠.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중국에서만 6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해온 에뛰드하우스에서는 오프라인을 전면 폐쇄했고, 더페이스샵 매장은 2018년 철수되었습니다. 지난해 이니스프리는 매장 140ㄱ를 정리했으며 클리오 또한 지난 2019년 로드샵 사업을 정리했습니다.

과연 한국의 중저가 뷰티 브랜드가 떠난 자리에 들어온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중국 로컬 브랜드입니다. 지난 몇 년 간 중국에는 수많은 신생 화장품 브랜드가 생겼는데요. 이 브랜드에서는 다양한 제품을 발 빠르고 저렴한 가격에 내놓았고, 중국 소비자들은 '궈차오' 열풍에 힘입어 중국 현지 브랜드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었죠. 궈차오는 중국을 뜻하는 '궈'와 트렌드를 뜻하는 '차오'의 합성으로 일종의 애국주의 소비 트렌드입니다.

그러나 이 중국 브랜드는 그리 오래가지 못하고 있으며 현재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런 상황이 된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는 분석입니다. 그렇다면 C뷰티가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먼저 인플루언서에 대한 지나친 의존입니다. 동양적인 패키지로 유명한 화장품 브랜드 플로라시스는 '립스틱 오빠'로 불리는 유명 왕훙 리자치를 섭외해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당시 인지도가 거의 없던 플로라시스는 리자치 덕분에 2019년 광군제에서 뷰티 부문 1위를 차지했죠. 그리고 매출의 65%는 리자치의 생방송 판매에서 이루어진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올해 리자치가 없는 플로라시스는 10위권 내에도 들지 못했죠. 

현재 중국 뷰티 브랜드는 왕훙 없이는 존재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많은 서양 브랜드에서는 스타들을 이용해 '브랜딩'에 집중하는 반면, 중국 브랜드에서는 '판매'에 집중하는 것도 그중의 하나입니다. 유명한 왕훙과 라이브 커머스를 진행하고, 엄청난 할인을 제공하며 제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것이죠. 그러나 이런 라이브 커머스가 끝난 후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는 거의 없습니다.

두 번째는 연구 개발에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로레알의 경우 20개 이상의 R&D 센터를 소유하고 있으며, 연간 매출의 3.5%를 제품 연구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고 하네요. 이는 업계 평균보다 1% 더 많은 수치입니다. P&G 또한 박사학위를 가진 연구원을 1,000명 이상 고용해 매년 3,800여 건의 공식 특허를 출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의 브랜드들은 이런 투자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국 국가기업신용공보시스템에 따르면 퍼펙트 다이어리의 모회사인 이셴홀딩스는 현재 38개의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특허들은 모두 패키지 외관에 관련된 특허라고 하네요. 현재 연구 개발이나 재료 성분에 관한 특허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이셴에서는 기업 매출의 0.93%만 연구 개발에 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마케팅 비용은 시장 평균인 30%를 훌쩍 넘어 매출의 65%를 쓰고 있다고 하네요. 

특허가 없다는 것은 그만큼 진입 장벽이 낮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2021년 상반기에 총 200만 개의 뷰티 브랜드가 중국에 등록되었다고 하네요. 그리고 이들과 출혈경쟁을 해야 하는 것도 숙제 중 하나입니다. 한편 중국의 스킨케어 브랜드 위노나는 연구 개발에 역량을 쏟아부었고, 진입 장벽을 높였으며, 이에 올해 광군제에서 뷰티 브랜드 2위를 차지할 수 있었습니다.

한때 '기회의 땅'이라 불렸던 C-뷰티.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기회의 땅이 아니며, 생존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정도가 되었는데요. 전반적인 프리미엄화, 지속적인 브랜딩 캠페인, 연구 개발 노력의 증대 등을 최우선 과제로 놓아야지만 살아남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중저가 브랜드가 다시 유행할 수 있을지에도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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