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 여행 간 사람이라면 누구나 에펠탑 사진, 혹은 에펠탑 앞에서 찍은 사진이 한장은 있을 것입니다. 파리의 상징에서 사진을 찍고 SNS에 올린 경험이 있을 텐데요. 낮에 에펠탑을 찍어서 SNS에 올리면 합법, 밤에 에펠탑을 찍어서 SNS에 올리는 것은 불법이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에펠탑의 야경, 왜 SNS에 올리면 불법일까요? 바로 저작권 때문인데요. 사람들이 만든 예술, 음악, 문학 등에 저작권이 존재하듯이 에펠탑도 저작권이 존재하며 이 저작권 인정기간은 창작자의 사후 70년입니다. 보통 EU 내의 다른 나라에서는 공공장소에서 볼 수 있는 전망에 대해서는 저작권이 적용되지 않으나, 프랑스에서는 이 '경관의 자유'를 인정하고 있지 않는데요.
즉, 에펠탑을 만든 건축가 귀스타브 에펠은 1923년에 사망하여 에펠탑의 저작권은 1993년에 만료되었으나, 1985년 에펠탑의 운영사인 SETE에서 설치한 에펠탑의 '조명쇼'는 저작권이 만료되지 않아 이 사진을 사용할 수 없는 것입니다.
물론, 이 사진을 개인 SNS에 올리는 것 까지 문제삼지는 않을 것 같지만 이 이미지를 사용해서 돈을 벌거나, 회사 홈페이지 등에 올린다면 충분히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습니다.
바티칸에 위치한 시스타나 성당 내에서 사진을 못 찍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종교적인 이유 때문에 사진 촬영을 금지하는 것이 아닙니다. 바티칸이 이 성당 내에 있는 미켈란젤로의 유명한 천장화인 '천지창조'를 복원할 당시 닛폰 TV(Nippon Television Network Corporation)에서 3백만 달러를 지원했고, 그에 대한 대가로 복원된 모든 이미지에 대한 저작권을 인정받아 관광객들은 이 유명한 벽화를 찍을 수 없었습니다. 이후 일본에서는 이 성당 내부의 이미지를 사용하여 많은 책을 발간하여 돈을 벌었습니다. 비록 니폰 TV의 저작권은 1997년에 만료되었지만 아직까지 이 전통이 이어져오고 있으며 이는 성당의 '엽서 판매량'을 올리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오고 있습니다.
저작권의 이유 이외에도 여러가지 이유로 사진을 찍으면 안 되는 곳이 있습니다. 먼저 '보안 시설'에 대한 촬영은 어느 나라에서간에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는데요. 세계 어느 곳에 가든지 방어시설, 군용기, 해군 기지, 군 장병 등을 촬영할 수 없습니다. 특히 이스라엘, 파키스탄, 러시아, 인도, 그리고 아프리카의 대부분의 나라는 안보에 민감해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구공항, 청주공항, 포항공항, 사천공항 등이 군 공항 겸용 기지이므로 사진 촬영이 절대 금지되어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램프 버스를 타고 비행기까지 가면 비행기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절대 해서는 안될 행동입니다.
또한 인도에서는 법적으로 철도역, 다리(bridge) 사진은 찍을 수 없습니다. 비록 이 법이 잘 지켜지지는 않지만 철도역이나 다리는 '전략적 자산'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혹은 종교적, 문화적 이유로 사진 찍는 것이 금지된 곳도 있습니다. 보통은 유럽에 있는 많은 성당에서 사진 촬영이 금지되며 힌두교나 불교의 사원에서도 사진 찍는 것이 금지된 곳이 많이 있습니다. (금지한다는 규정이 있지만 지켜지지 않는 곳도 있습니다.) 호주의 유명한 자연 경관인 울루루 바위의 사진을 보면 같은 구도로 찍은 것이 많습니다. 이는 문화적 이유 때문입니다. 이곳의 약 절반은 이곳에 거주하는 원주민들을 존중하기 위해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이 바위의 표현에는 여러 개의 성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에는 여러가지 이유로 사진 촬영이 금지된 곳이 많습니다. 여행 가기 전 사진 촬영과 관련된 사실을 조금만 조사해보고 간다면 더 좋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