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우먼 파워'가 거세지고 있습니다. 미국 최초의 여성 부통령 카말라 해리스부터 코로나19 팬데믹 대응 과정에서 찬사를 받고 있는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 유럽 내 성격차 해소를 주장하고 있는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그리고 경제 거물인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과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 등이 전 세계적으로 여권 신장에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여성의 사회적 지위 향상에 앞장서고 있죠.
이런 트렌드는 비단 미국과 유럽의 일만은 아닙니다. 중국에서도 여성의 사회적 지위 향상이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는데요. 지난 2019년에는 '타징지'라는 단어가 중국 교육부가 공시한 170개 신조어 중 하나로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타징지'는 중국 여성들의 경제, 사회적 지위 상승을 일컫는 단어이죠.
실제로 중국은 전 세계 여성 억만장자(10억 달러, 약 1조 2,000억 원 이상의 자산가)의 3분의 2가 살고 있는 곳이고, 여성 CEO 비율이 두 번째로 높은 곳입니다. UBS 글로벌 리서치의 시나리오에 따르면 2020년대 중국 가계 성장은 5조 3,0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6,277조 증가할 예정이며 이 증가된 액수의 80%는 여성의 소득에서 나올 것이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중국의 '알파 우먼'의 현주소는 어떨까요? 먼저 중국 여성들은 연애를 아예 하지 않거나 연애를 하더라도 결혼을 미루고 있는 경향이 있습니다. 최근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18세에서 26세 사이의 중국 도시에 사는 여성 응답자의 44%는 '결혼할 의사가 없다'라고 답했습니다.
이로 인해 호황을 누리는 산업이 있습니다. 바로 럭셔리 비즈니스입니다. 이들은 가정을 위해 헌신하지 않고 자신을 위해 마음껏 돈을 쓰는데요. 특히 시계나 보석류, 그리고 명품 가방 등을 구매하는데 주저함이 없습니다. 이에 현재 중국에서는 여성들만을 위한 자산 관리 서비스, 그리고 투자사에서는 이와 관련된 사업의 잠재력을 인식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흥미로운 조사 결과가 공개되며 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바로 중국의 여성 시계의 크기가 점점 커진다는 것이죠. 파이낸셜타임즈에서는 '스위스 워치스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내 여성 시계 판매 중 다소 큰 디자인에 속하는 28mm에서 31mm 사이의 시계는 2016년 전체 시계 시장에서 36%를 차지했지만 2020년에는 62%로 늘었다고 하는데요. 이는 중국에서 새로운 계층의 '알파 여성 소비자'들 덕분이라는 분석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빅토리아 시크릿의 리브랜딩 또한 이런 우먼 파워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빅토리아 시크릿에서는 중국 내에서 '당신이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지 하세요' '자기 자신의 모습을 지지하세요' 등 자기 효능감과 자기 존중을 강조하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있습니다. 중국 브랜드 앰버서더 또한 날씬한 연예인이 아닌 플러스 사이즈 여성이었죠.
'젠더 뉴트럴' 패션도 뜨고 있습니다. 중국의 란제리 시장은 현재 '섹시함'이나 '여성스러움'에 맞춰져 있지 않고, '편안함' '성 중립적'인 특정이 있습니다. 또한 많은 스트릿웨어 브랜드는 젠더 뉴트럴 패션의 대명사가 되었고, 상하이 패션 위크에서는 다양한 젠더 뉴트럴 의상이 선보여졌습니다.
현재 중국의 사회 구조는 변화하고 있습니다. 여성이 사회에서 조금 더 주도적인 위치에 올라가고 있는 것이죠. 현재 3차 교육(고등학교 이후 받는 직업교육 및 대학교육)의 여성 졸업생이 남성 졸업생보다 많은 상황이지만 중국의 여성들은 남성들보다 평균 임금이 25% 적다고 하네요. 또한 2021년 세계 성별 격차 지수에서 138개국 중 107위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