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초 하와이의 빅아일랜드에서는 6.9의 강진과 함께 화산이 폭발했다는 뉴스가 보도되었었는데요. 신혼여행을 예약해놓은 신혼부부들은 발을 동동 구르며 안타까워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수영장 10만 개를 채우고도 남을 만큼의 용암이 흘러내려 주요 간선도로가 끊기고 700채 이상의 건물이 파괴되었습니다. 3천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총 2500만 달러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후 하와이 화산국립공원은 135일 동안 폐쇄 되었으며 이후 9월 말에 재개장 했습니다. 재개장 이후에는 화산 폭발 이전보다 더 사람들이 많이 방문한다고 합니다. 화산국립공원 내 킬라우에아 분화구는 분화구 직경이 더 넓어졌으며 용암이 흘러내린 흔적이 있는 도로가 '관광 명소'가 되었다고 하는데요.
화산, 용암 그리고 칼데라가 궁금했던 32세의 한 군인은 화산을 좀 더 자세히 보기 위해서 목숨을 잃을 뻔했습니다. 이 군인은 하와이 빅 아일랜드의 스코필드 배럭스 소속이며 포하쿨로아 훈련장에서 훈련을 실시하기 위해 빅 아일랜드에 머무르고 있었습니다. 이 군인은 여가 시간을 이용해 칼리우에아 화산에서 등산을 하기 위해 길을 나섰는데요. 저녁 6시 30분쯤 화산지대 틈 사이로 증기가 새어 나오는 곳(스티밍 블러프)에 있던 난간을 넘었다가 킬라우에아 분화구로 추락했습니다.
다행히 이 남성은 분화구 바닥까지 추락하지 않고 20m 아래 절벽 난간으로 떨어지면서 목숨을 부지했습니다. 다행히 이를 목격한 한 시민이 신고했으며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조당국은 추락 3시간 만인 9시 40분쯤 이 남성을 구조했습니다. 바람이 많이 부는 날씨였으며 야간이라 시야가 제한되어있어 구조작업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하네요.
이곳에서는 일주일 전에도 주인과 함께 공원을 방문한 강아지가 김이 모락모락 나는 스티밍 블러프에서 뜨거운 열 때문에 화상을 입었으며 콧구멍에서 피가 나기도 했습니다.
세계의 많은 명소에서 추락하는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올해 초 그랜드 캐니언 관광 도중 실족해 중상을 입은 캐나다 유학생 박모씨를 비롯해 최근 두 달 사이에는 중국과 일본인 관광객 등 5명이 추락해 숨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광활한 대자연을 보고 사진으로 담고 싶고, 더 자세히 보고 싶고, 남들이 가지 못하는 곳으로 가서 즐기고 싶은 마음이 있겠지만 그 어느 것도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런 곳에서는 항상 지정된 길로만 다니고, 안전 펜스를 넘지 않으며, 절벽과 안전거리를 유지해야만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