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시 면세점이나 해외 매장에서 평소 눈여겨봤던 고가의 가방이나 시계를 하나씩 구입하는 분들이 계실 텐데요. 현지에서 구매할 경우 다양한 제품을 국내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으며, 세금 역시 면제받을 수 있어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까지 돈을 아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큰마음 먹고 샤넬, 루이비통, 구찌 등 이른바 '명품 백'을 하나 지르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이 다가오면 올수록 '이 가방을 들고 들어갈까', '가방 깊숙이 넣을까' 등 고민과 걱정이 시작됩니다.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승원이 세관신고서를 나누어주면 고민은 더 깊어지는데요. '설마 걸리겠어' 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세관에 걸리면 망신을 당하는 것은 둘째치고 비싼 가산세를 내야합니다. 또한 세관 전산망에 이런 기록이 남아 앞으로 입국 시마다 요주의 인물로 뽑혀 긴장하면서 들어와야 합니다.
평소에는 세관신고서 하나만 주면 바로 통과시켜주는데요. 고가의 명품 백을 세관에 신고하지 않고 통과할 수 있을까요?
1. 이미 알고 있는 세관
세관이 엑스레이에만 의존해서 검사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과거에는 외국에서 여행자가 600달러가 넘는 금액을 구매한 내역이 관세청으로 통보되는 데 2~5일 정도 걸렸으나 현재는 이런 내역이 실시간으로 통보됩니다. '현금으로 사면 되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해외에서 600달러가 넘는 금액을 인출하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세관에서는 명품 쇼핑객이 많은 프랑스나 이탈리아 등지의 여행객들을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명품 가방이나 시계를 착용하고 있는 경우에도 적발이 될 수 있는데요. 이처럼 세관에서는 종합적인 자료를 가지고 검사를 하고 있어 공항에서 잘 숨긴다고 통과되기 어려운 것이죠.
2. 엑스레이 판독
세관 검사의 시작은 비행기로부터 수하물이 옮겨지면 시작됩니다. 가방 깊숙이 있는 명품 백에 있는 특유의 로고가 엑스레이에 투영되어 보이는데요. 프라다, 샤넬, 구찌 등의 명품 가방에 있는 금속으로 된 로고는 엑스레이를 통해 아주 선명하게 판독됩니다. 만약 로고가 없더라도 브랜드 특유의 자물쇠 모양으로 대부분 잡아낼 수 있습니다. 금속으로 된 로고나 자물쇠 모양을 은박지나 동전 등으로 가려서 넣으면 엑스레이의 판독을 피할 수 있다는 믿거나 말거나 소문이 도는데요. 이 경우는 어떻게 될까요? 이 경우에도 엑스레이 판독을 통해 다 보입니다.
3. 특수교육을 받은 직원
일반인들은 엑스레이를 보지만 도저히 알 수 없지만 세관 직원들은 가방 깊숙이 있는 명품 가방이나 작은 지갑이나 시계를 척척 잘도 잡아내는데요. 엑스레이 화면에 한 개의 수하물을 볼 수 있는 시간은 고작 3.5초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네요. 그 짧은 시간 동안 세관 직원들은 가방 안에 뭐가 들어있는지 알아내기 위해 특수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새로운 고가 브랜드나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세관원들끼리 공부를 하고 교육을 받는다고 합니다.
4. 세관 검사는 복불복?
"지인에게 선물했다고 하면 된다", "새벽에는 세관도 안 잡는다" 등 세관 검사가 복불복이라는 말도 아예 틀린 말은 아닙니다. 실제로 운 좋게 안 걸리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인데요. 유튜브나 인터넷에 떠도는 무용담도 가능한 일입니다. 엑스레이 등 장비의 발달과 실시간 거래내역 통보 등이 가능하지만 세관 직원들이 일일이 모든 고가품 반입을 적발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만약 여행자 휴대품을 전수조사 비율을 높일 경우 사람 많은 공항에 그야말로 대혼란이 발생할 수도 있는데요. 이런 명품 백을 비롯한 고가품 뿐 아니라 마약이나 담배, 총기류나 도검류, 불법 의약품 등 다른 부분에 대한 검사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쇼핑하면 떠오르는 파리, 이탈리아, 홍콩, 하와이, 괌 등에서 입국하는 관광객을 대상으로는 수하물과 소지품까지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있는데요. 또한, 예전에 세관에 신고하지 않아 가산세를 물지 않았더라도 검사 대상이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세관 기록에 남아있어 특별히 검사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5. 자진 신고를 한다면?
출국 시 면세점이나 해외에서 구입하여 상품을 국내로 반입할 때 면세 기준인 600달러를 초과해서 구매했다면 세금을 내야 합니다. 1000달러 이하이면 간이통관 절차를 거치기 때문에 간이 신고를 할 수 있는데요. 입국할 때 비행기에서 어떤 물품을 샀는지 적어내는 것이 바로 간이 신고입니다. 예를 들어 1,000달러짜리 가방을 샀다고하면 면세한도 600달러를 제외한 400달러에 대해 간이세율 20%를 적용하여 80달러 정도를 세금으로 내게 됩니다. 자진신고를 할 경우 30%를 감면받기 대문에 56달러만 세관에 내면 되는 거죠. 가방과 시계는 200만 원을 초과할 경우 개별소비세가 부과되는데요. 품목별로 관세도 다르기 때문에 계산이 복잡해집니다. 만약, 계산이 어렵다면 관세청 홈페이지의 '여행자 휴대품 예상 세액 조회'나 포털의 '관부가세 계산기'등을 이용하면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6. '모르겠지'하며 자진 신고를 안 한다면?
세관에서도 여행객들이 사 오는 고가의 상품을 100% 다 잡지는 못합니다. 그렇다면 자진신고를 안 해도 될까요? 자진 신고를 하지 않고 세관직원에게 적발되면 40%의 가산세가 붙는데요. 입국일 기준으로 2년 이내에 두 번 이상 자진신고를 하지 않으면 가산세는 60%까지 불어나게 됩니다.
명품 백 사고 세금 내고 들어오면 왠지 손해 보는 듯한 기분이 들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행동은 '손해 보는 행동'이 아니라 '정직한 행동'입니다. 돈 아끼겠다고 마음 졸이며 범법행위를 하는 것보다는 법의 테두리 내에서 행동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외국에서 고가의 물품을 사는 것이 무조건 더 싸다는 생각보다는 국내에서 구매하는 것과 비교해본 후 현명하게 쇼핑을 하는 것이 더 좋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