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프랑스 파리의 상징 에펠탑이 폐쇄되는 소동이 일어났습니다. 한 남성이 아무런 보호장구 없이 에펠탑을 등반했기 때문입니다.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이 남성은 에펠탑 입구로 정상적으로 입장하였으며 오후 3시 30분쯤 2층부터 등반을 시작했습니다. 에펠탑 3층쯤에서 몇 시간 동안이나 움직이지 못하고 있던 이 남성을 구조하기 위해 에펠탑과 인근 지역까지 폐쇄되어 관광객들의 원성이 자자했죠. 이 남성은 오후 9시가 넘어서야 구조되었으며 구조되자마자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남성이 왜 에펠탑을 올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어반 클라이머'일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습니다. 어반 클라이머란 초고층 빌딩을 아무런 보호장비 없이 맨손으로 오르는 등반가를 말합니다.
2018년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롯데월드타워를 맨손으로 타고 올랐던 한 외국인을 기억하시나요? '정신이상자' 취급을 받았던 그도 사실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어반 클라이머였습니다. 알랭 로베르(Alain Robert)라는 이름의 이 등반가는 소방당국에 의해 75층에서 구조되었으며 이후 서울 송파 경찰서에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되어 13시간 동안 유치장에 갇히는 신세가 되기도 했죠.
에펠탑 3층에서 이리 가지도, 저리 가지도 못했던 남성과는 달리 알랭 로베르는 1997년 에펠탑 등반에 성공했습니다. 그는 에펠탑뿐만이 아니라 미국 뉴욕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 타이완의 타이베이 101, 홍콩의 포시즌스 호텔 등에도 등반했습니다.
이들은 왜 이런 위험천만한 일을 하는 것일까요? 위험성을 떠나 하나의 '취미 활동'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알랭 로베르에 따르면 자신은 '반전' '세계 평화' 등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빌딩 외벽을 오른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사람들에게 일종의 '영감'을 줄 수 있다고 하네요. 그의 메시지가 잘 전달된 것일까요? 그는 영국의 옥스퍼드 대학이나 글로벌 기업 등에서 '열정과 도전하는 인생'에 관한 강의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또한 안전이라는 것은 밧줄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정신에 달려있다는 다소 심오한 이야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이 세상에 중요한 메시지를 전하고, 자신에게 의미 있는 행동을 한다고 하더라도 에펠탑을 폐쇄 시키거나, 소방당국이 출동하는 등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을 하는 것, 과연 옳은 것일까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