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들이 해변이나, 사막 등 모래가 있는 장소에 간다면 꼭 하는 것이 있습니다. 언젠가는 바람에 쓸려가고 지워질 모래 위에 이름을 쓰거나 하트 모양을 남기는 등 사랑의 징표를 새겨 넣는 것인데요.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쌓을 수 있고, 환경에 피해를 주는 행동도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자신의 흔적을 남기곤 합니다.
그러나 이런 행동이 금지된 곳이 있습니다. 이곳에서 모래에 낙서를 하면 50만 원 정도의 벌금을 낼 수도 있는데요. 이곳은 어디일까요? 바로 울산에서 동쪽으로 400km 정도 직선을 그으면 나오는 곳, 일본의 돗토리현에 위치한 해변입니다.
이곳에는 남북으로 2.4km, 동서로 16km 규모의 해안 사구가 있습니다. 돗토리사구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곳은 일본의 3대 사구 중의 하나입니다. 다른 사구와 마찬가지로 이 사구에도 언덕이 있으며 사구의 최대 높낮이의 차는 90m에 이를 정도로 아름답고 거대한 굴곡을 가지고 있습니다. 1955년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으며 연간 180만 명의 관광객이 찾고 있는 유명 관광지이기도 합니다.
이곳의 모래 언덕에는 낙서를 하는 것이 금지되어있습니다. 10평방미터 이상의 낙서를 하는 것이 적발되면 5만 엔의 벌금을 물어야 하는 조례도 제정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곳곳에서 낙서를 금지한다는 내용의 팻말이 보입니다.
이런 조례가 제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낙서 문제는 쉽게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가디언지에 따르면 10년 동안 3,300여 건 이상의 '모래 그래피티'가 있었으며 2018년에만 200개 이상의 낙서가 발견되었다고 하네요. 올해 1월에는 'Happy Birthday, Natalie'라는 초대형 글자가 25m에 걸쳐 쓰인 적도 있다고 하네요. 이 낙서를 한 커플들은 즉시 이 낙서를 지우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자원봉사자들이나 공무원들이 와서 낙서를 지워야 한다고 하네요.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지워질 모래 낙서에 왜 이토록 민감하게 반응하고 관리하려는 것일까요? 왜냐하면 이 지역 주민들은 이 낙서가 자연 경관을 훼손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이런 행동을 하는 것에 큰 불만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미 여러 나라의 언어로 작성된 '낙서 금지 경고판'이 자연 경관을 더 훼손하고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사소한 것이지만 자연 경관을 잘 보존하고자 하는 의지는 매우 본받을만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