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스마트폰 없이 여행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구글맵으로 길을 찾고, 파파고앱으로 의사소통하며, 트립어드바이저로 맛집을 찾으며 여행하는 사람들이 매우 많습니다. 각종 관광지 정보와 할인 정보도 인터넷을 이용하여 얻을 수 있기에, 스마트폰이 해외여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여행 시에는 배터리 소모도 매우 많습니다. 물론 보조 배터리를 항시 소지하고 다니며 자신의 핸드폰을 충전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겠지만, 갖가지 이유로 그렇게 하지 못할 때는 항상 공공장소에서 핸드폰 충전할 곳을 찾으러 다닐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이런 행동을 매우 조심해야 한다고 합니다. 이유가 뭘까요?
보안 전문가이자 IBM 시큐리티의 부회장인 칼렙 발로우(Caleb Barlow)는 한 인터뷰를 통해 여행자를 대상으로 하는 신종 사이버 범죄 유형을 공개했는데요. 바로 공항에서 매우 절실하게 스마트폰 충전을 원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저질러지는 범죄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요즘 공항에는 탑승객들을 위한 다양한 편의시설이 존재합니다. 곳곳에 충전할 수 있는 곳(Charging Station)을 설치한 것도 그중의 하나입니다. 이곳에는 보통 전기 콘센트나 USB를 꽂아 충전할 수 있는 장치를 설치해 두었는데요. 발로우는 충전을 원하는 사람들이 꼭 전기 콘센트를 사용해 충전하기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사이버 범죄자들은 이 USB 포트에 악성소프트웨어(말웨어)를 설치하여, USB 포트를 이용해 충전하는 사람들의 핸드폰에 있는 정보를 쥐도 새도 모르게 빼내간다고 합니다.
칼렙 발로우는 "공공장소에 있는 USB 포트를 이용하는 것은 길거리에 굴러다니던 칫솔로 양치를 하는 것과 같다"라는 극단적인 비유를 하기도 했는데요. 칫솔이 어디에서 어떤 용도로 쓰였는지 우리가 알 수 없듯이, 공공장소의 USB 포트도 믿을 수 없는 것이라는 뜻입니다.
특히 USB 포트에 충전할 수 있는 선이 꽂혀있다면 더더욱 조심해야겠고, 충전을 해야 한다면 반드시 일반 충전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만약 공공장소에서 USB 포트를 사용하여 충전을 꼭 해야만 한다면 JUICE-JACK DEFENDER와 같은 보안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하네요.
'에이 설마, 그래도 공항인데' '너무 오버하는 것은 아니야'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2019년 IBM 보안연구소의 연례 보고서인 X-FORCE REPORT에 따르면 2018년에 발생한 사이버 범죄 중 대중교통 시설에서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발생한 사이버 범죄가 전체에서 19%에 달하며 이는 2위에 해당하는 수치라고 합니다. 그리고 여행과 관광업이 더욱 발달함에 따라 이러한 추세는 더욱 증가될 것으로 보입니다.
칼렙 발로우는 또한 공공 USB 포트를 조심해야하는 것은 물론 자신의 USB나 충전선을 아무렇게나 방치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이런 경우 사이버 범죄자들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범죄자들은 마음만 먹으면 이곳에 칩을 삽입해 나의 핸드폰을 좀비로 만들어버릴 수 있다고 합니다. 게스트하우스나 호스텔에서 자신의 핸드폰을 충전할 때는 항상 나의 시선이 닿는 곳에서 해야겠으며 항상 조심해야겠습니다.
알아둘 것도, 조심할 것도 많은 여행, 그러나 한 번 더 알고, 한 번 더 조심한다면 있을지도 모르는 범죄에서 조금은 멀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는 아닐거야'라고 하는 안일한 생각보다는 '나도 조심해야지'라는 생각으로 안전한 여행이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