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우디의 도시, 바르셀로나에 가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바르셀로나에 가본 적이 없어도 건축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가우디의 역작인 '사그라다 파밀리아(Sagrada Familia)', 바르셀로나 중심가인 그라시아 거리에 위치하고 있는 '까사 밀라(Casa Mila)' 등이 매우 유명합니다.
그러나 아래에서 소개할 이 건축물에 대해 아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을 거라 생각됩니다. 바로 '까사 빈센스(Casa Vincens)'라는 이름의 집인데요. 사그라다 파밀리아, 까사 밀라에 가려져 주목을 받지 못했던 이 건축물이 최근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 건축물은 왜 갑자기 큰 주목을 받게 되었을까요? 바로 한 사진작가가 찍은 사진이 입소문을 타고 퍼졌기 때문입니다.
다비드 까르델루스(David Cardelus)라는 건축 사진작가는 최근 까사 빈센스측으로부터 사진을 찍어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이 작가는 원래 건축물을 전문으로 찍는 사진작가로 가우디의 다른 건축물인 '까사 바트요', '구엘 궁전', 안토니오라는 사람의 의뢰를 받아 만든 별장인 '엘 카프리초' 등의 사진을 찍은 경력이 있습니다.
이 사진작가는 까사 빈센스를 찍을 때 이 건물의 쨍하고 밝은 색상이 잘 드러나도록 많은 신경을 썼다고 밝혔는데요. 실제로 그의 사진에서는 빨간색, 초록색, 그리고 노란 꽃무늬의 타일의 색상이 잘 대비되고 있으며 바르셀로나의 푸른 하늘, 단색의 도시와 이 건축물이 대비를 이루고 있습니다.
곡선의 미가 돋보이는 까사 밀라 (좌), 직선으로 이루어진 까사 빈센스 (우)
이 사진을 보고 다소 의문이 생긴다면 가우디의 건축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일 것 같습니다. 이 의문은 무엇일까요? 바로 가우디의 건축은 곡선을 이용해 만들어진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 건물은 대부분 직선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입니다. 이 건축물은 안토니 가우디의 사실상 첫 걸작품으로 청년 시절의 가우디가 설계하고 만든 것입니다. 이 건축물은 1883년에서 1885년 사이에 빈센스 가족의 여름 별장으로 지어졌으며, 2005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2017년에는 이 건물이 복원되어 박물관이 되었죠.
수많은 타일로 만들어진 이 건축물의 외관에는 수많은 꽃무늬 타일이 보입니다. 그리고 꽃을 상징하는 붉은색, 그리고 잎을 상징하는 초록색으로 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죠. 비록 직선으로 구성된 건축물이나, 자연에 대한 가우디의 사랑을 엿볼 수 있습니다.
옥상에는 큐폴라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 큐폴라는 페르시아의 회교 사원에 있는 뾰족탑을 연상시킵니다.
까사 빈센스의 현관은 파티션으로 가려져 있으며, 대리석 분수로 개방감을 더하고 있습니다.
파티션은 세라믹으로 만들어졌으며, 현관 내부를 아늑하게 감싸주면서도 밝은 세라믹으로 햇빛을 부드럽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날아오르는 새와 식물이 그려져 있는 천장이 보입니다. 이곳은 1층입니다.
이곳은 까사 빈센스의 흡연실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흡연실이 아닐까요? 이슬람 양식의 건축이 돋보입니다.
다음번에 바르셀로나에 가신다면 사그라다 파밀리아, 까사밀라말고도 까사 빈센스에 한번 들러 가우디의 초기 작품과, 이슬람 형식의 건축물을 한번 보는 것은 어떨까요? 가우디의 대표작과는 또 다른 건축적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