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뉴욕에서 런던으로 가는 버진 애틀랜틱 VS138 항공이 보스턴 로건국제공항에 비상착륙했습니다. 기내에서 불이 났기 때문인데요. 화재가 난 원인은 우리가 매일 쓰는 물건이었습니다. 과연 어떤 물건이 화재를 발생시킨 것일까요?
바로 보조배터리였습니다. 일등석에 앉은 코리 태너(Cory Tanner)라는 승객은 자신도 인지하지 못한 사이에 핸드폰을 충전하던 휴대용 배터리를 두 좌석 사이에 떨어트렸는데요. 이 비행기가 이륙한지 약 30분 만에 일등석 쪽에서 타는 냄새가 나기 시작했으며 연기와 불꽃이 나는 휴대용 배터리를 발견할 수 있었죠.
다행히도 승무원들은 불을 빨리 끌 수 있었습니다. 비행기 안에는 217명의 승객들이 타고 있었지만 연기를 흡입한 한 승객을 제외하면 부상자도 없었습니다. 이 비행기는 바로 보스턴에 비상착륙했으며 보스턴 소방 당국으로부터 화재 원인 등에 관한 조사를 받았습니다.
물론, 보조배터리를 부치는 짐 안에 넣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지만, 이 리튬 배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한 일을 초래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먼저, 리튬 배터리는 외부에서 압력이나 충격이 가해지면 과열되고, 더 심하면 화재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화물칸은 수하물이 겹쳐져 쌓아지기 때문에 압력이나 충격이 더 심해지는 것이지요. 즉 같은 보조배터리이지만 이 물건이 화물칸에 들어가면 더욱 위험해지는 것입니다.
또한, 화물칸에서는 화재를 즉시 진압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물론 비행기 화물칸에도 화재를 진압할만한 시설이 갖추어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연기가 감지되었을 때 자동으로 소화기가 작동되는 시설, 산소를 희박하게 만들어 화재의 확산을 억제하는 장치 등이 있으나, 이는 화재가 어느 정도 진행되어야 작동되고, 이 장치들이 100% 작동한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공항의 발권 담당자가 항상 짐을 부치기 전에 라이터나 보조배터리가 들어있진 않냐고 묻는 것이 다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건성으로 질문하는 것 같아도, 사실은 매우 중요한 질문인 것이죠.
비행기를 탈 때는 리튬 배터리의 취급에 꼭 주의해야 할 것 같습니다. 배터리나 핸드폰이 좌석 사이에 끼지 않도록 항상 유의해야 하며, 만약 끼었는데 쉽게 빠지지 않는다면 곧바로 승무원을 호출하여 조치해야 할 것입니다. 부치는 짐에 보조배터리를 넣지 않도록 유의하는 것은 기본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