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로의 비너스'에서는 어떤 향기가 날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루브르 박물관에서는 이 물음에 대한 답변을 준비해두었다고 하네요.
얼마 전 루브르 박물관에서는 한 프로젝트를 시행했는데요. 바로 루브르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예술작품을 '향기'로 재탄생 시키는 프로젝트였습니다. 루브르 박물관에서는 프랑스의 최고 조향사들에게 예술 작품들을 보고 이를 향수로 만들어달라는 의뢰를 한 것입니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서 8개의 작품이 선정되었습니다. 팔이 없는 '밀로의 비너스', 승리의 여신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사모트라케의 니케' 나체의 여인이 침대에 뒷모습을 보이며 누워있는 '그랑드 오달리스크', 앵그르의 '목욕하는 여자' 어린 그리스도의 앞에서 들보에 구멍을 뚫는 작업을 하고 있는 요셉을 그린 '목수 성 요셉', 토머스 게인즈버러의 '공원에서의 대화' 사랑하는 사람을 붙들기 위해 빗장을 걸어잠가는 젊은 남자의 모습을 그린 '탈주' 로렌조 바르톨리니의 '전갈과 요정'이 그 대상입니다.
이 작품들을 향으로 만들기 위해 루브르 측에서는 8명의 조향사에게 100% 자유를 줬다고 합니다. 예산 사용에도 제한이 없었다고 하네요. 가히 루브르의 위엄을 보여준 일화가 아닐까 싶은데요. 그 결과는 어땠을까요?
각각의 향수가 작품의 '정수'를 담아 독특한 향으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밀로의 비너스는 감귤, 자스민, 그리고 호박 꽃을 섞은 향으로 과일향과 꽃향기가 가득한 사랑스러운 향이 탄생했으며, 앵그르의 '목욕하는 여자' 향수는 라벤더, 오렌지 꽃, 파촐리, 네롤리유 등을 사용해 스파에서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있을 때의 황홀함을 향으로 표현했다고 합니다.
또한 '그랑드 오달리스크'는 핑크 페퍼 향을 포함하여 스파이시한 향으로 관능미를 표현했습니다. 그리고 우드칩스와 버베나향을 사용해 스모키하면서도 상큼한 향을 사용해 '목수 성 요셉'향을 완성했으며, '사모트라케의 니케'는 월화향, 목련, 그리고 몰약향을 사용해 여성스러우면서도 강인한 느낌을 주고자 했다고 하네요.
이 향은 단지 향수로만 만들어진 것은 아닙니다. 향수뿐만이 아니라 향초, 비누, 향기 엽서 등으로 제작되었습니다. 향수와 향초는 169달러, 비누는 23달러, 그리고 엽서는 한 장에 8달러라고 하네요.
관람객들이 '오감'을 사용해 작품을 느끼게 하고 무한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게 할 프로젝트인 것 같습니다. 단 루브르 박물관의 간판스타 '모나리자'는 이 프로젝트에서 제외되었다고 하는데요. 이 작품의 신비감을 반감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하네요.